[트루스 칼럼] 공동의 다음 세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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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선한 싸움

한민족: 공동의 조상을 둔 대한민국과 북한

한민족. 한국어를 사용하는 민족, 하나의 민족, 한(恨)이 많은 민족. 여러 가지 중의적인 표현으로 사용되어 한반도에 사는 우리를 표현하는 단어이다. 북한에서도 한민족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지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의 우리에게는 익숙한 표현이다. 2019년의 오늘, 한민족으로 뉴스 기사를 검색해보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많은 기사가 검색된다. 그만큼 우리의 언어와 정신에 한민족이라는 단어와 개념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 '한민족'은 공동의 조상을 갖는 데에 개념적 기반을 두고 있다. '북한과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라고 물어보면 나이가 있는 세대로부터는 '한민족이니 통일을 해야 한다'는 대답을 보통 듣는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꼭 통일해야 하는가?'라며 오히려 반문한다. 필자 역시 통일의 이유가 '대한민국과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것 뿐이라면 통일의 의미가 그리 크게 다가오진 않는다. 그러면 통일을 해야 하는가? 통일에 관해서는 통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여타 이해타산의 계산보다, 통일 그 자체의 당위성에 가치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 당위성의 가치란, 우리 모두의 자유를 향한 열망이다.

중세 505년의 세월 동안 한반도를 통치한 조선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다. 하지만 조선의 체제는 기본적으로 전체 인구의 1/3 이상을 노비로 전락시킨 체제였다. 그 조선시대를 거치고 일제시대를 거쳐 대한민국은 기적처럼 자유민주주의 제도의 토대를 구축했다. 여러 부침이 있었고 희생과 아픔이 있었지만, 누천년 역사 가운데 이 땅의 가장 눈부시고 찬란한 순간을 꼽으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우리의 역사는 패배적이며 자학적인 관점에서의 실패의 역사가 아닌, 전 세계의 누구나 놀라워하는 기적과 같은 역사의 연속이었다. 1948년, 대한민국의 첫 제헌국회 회의에서 선포된 것처럼, 오늘날의 이 역사가 사람의 힘으로만 된 것이라고 우리가 자랑할 수 없을 것이다.

같은 땅, 같은 민족, 같은 공동의 조상을 두고 있는 한반도 땅 북쪽에서는, 마치 종과 같이 억압당하고 있는 2,5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이씨조선 505년의 세월과 일제시대 36년의 세월을 겪은 후 오늘까지도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너무나 평범하게 일상적으로 누려온 자유가 한반도 북쪽에서는 허락되지 못해왔다. 학업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사상의 자유, 종교의 자유, 이동의 자유 등 우리에겐 너무나 일상적인 모든 종류의 자유가 허락되지 못하고 있다. 출신성분에 따라 하루하루 먹을 식량조차 통제되는 그런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고통받고 신음하며 때론 반체제적이라는 이유로 처형까지 당한다.

16살 정도가 되면 외모와 출신성분에 따라 여자아이들은 조선노동당 5과로 선발되는, 조선시대의 궁녀제도를 그대로 답습한 현대판 기쁨조 노예선발 제도를 거친다. 여성으로 구성된 5과의 업무란 김씨 일가의 여러 업무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것이다. 착취적인 사회에 종속된 부모들은, 자신의 딸이 5과에 배치되면 최소한 굶지는 않게 되어 5과에 뽑히는 것을 영예로 여기곤 한다. 잠재적으로 상시적 성-노리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채. 그렇게나 왜곡된 사회가 북한이라는 초유의 집단 내에 형성되었다. 김(金)가 3대와 그에 충성하는 일부 사람들의 호의호식을 위해 북한 대부분의 사람이 자유를 억압당하고 종과 같은 생활을 한다. 그 이름 북조선처럼, 아직 조선 시대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그들은 우리와 같은 조상을 두고 있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

하지만 종의 신분과 멍에로부터의 해방은 우리 모두의, 그리고 인류 전체의 보편적인 갈망이며, 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이다. 이 거대한 흐름은 언젠가 저 북조선이라는 왜곡된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고, 북한의 사람들도 언젠가는 그들에게 오랜 시간 허락되지 못했던 자유를 끝내 맞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유로워진 북한은 비록 일정 기간 제한적인 형태를 거치겠으나 지금과 같이 폐쇄적이지 않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대한민국과 자유 북한의 사람들은 서로 얽히며 통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날이 올 것이다. 그 공동의 다음 세대는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 공동의 다음 세대의 역사는 지금 우리 세대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할까?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며 자국민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광범위하게 억압하고 탄압하며 온갖 자유를 박탈해온 북한, 그리고 그 북한의 정권과 체제를 용인하고 옹호하며 지속 가능하게 한 대한민국. 이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방관해온 많은 사람들을, 다음 세대는 어떻게 바라볼까? 70년 이상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북한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 때에는 광풍이 크게 몰아칠 것이고, 그 광풍은 36년의 일제시대를 거치며 우리가 일본에 대해 갖고 있는 반일정서를 크게 넘어서는 종류의 혼돈과 분노, 증오가 뒤섞여 살풀이를 위한 제물을 요구하리라. 왜곡된 북한 정권을 옹호하며 도와온 세력과, 이에 대해 침묵 및 무관심으로 일관하여 결과적으로 도운 사람들에 대한 친-독재 세력 청산 움직임 말이다.

우리의 미래와 다음세대를 위해 물려주어야 할 유산: '자유를 향한 선한 싸움'

우리는 우리의 미래와 다음 세대에게 어떠한 유산을 물려주어야 할까? 시대적 소명을 프롤레타리아 해방으로 여긴 자들은 역설적이게도 지난 100년에 걸쳐 지독히도 많은 노예를 만들어왔으며, 그들을 억압 및 착취해왔다. 그들은 과했다. 너무 과했다. 그런 위선의 탈을 뒤집어쓰고 많은 이들을 속이는 선동에 더는 당해선 안 된다. 숨 쉬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지만, 그래서 더욱 잊혀지고 있는 '자유'라는 소중한 가치를 우리만 누리고, 이것이 허락되지 않은 바로 옆의 이웃에 대해 눈감으며 평화를 말하는 위선을 다음 세대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가?

'가치'는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고난과 희생이라도 기꺼이 감수하는 이들이 있기에 지켜지며 존속되어 이어져 나간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권과 이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평화를 말한다. 평화? 좋다. 하지만 이 평화에 철저히 배제된,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으며 신음하고 있는 북한의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거짓된 평화의 미명 아래 고통받고 있는 북한 사람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에 침묵하고, 그 억압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며, 우리 세대에는 평안했다 하는... 그 업보는 우리 모두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거쳐 족히 100년간 우리를 뒤흔들, 정녕 이겨내기 힘든 광풍으로 반드시 돌아온다.

때때로 판문점에서 대한민국, 미국, 북한의 정상들이 번개 회담까지 해가며 많은 이들이 평화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평화에 철저히 배제되어 지금도 고통받으며 신음하는 북한 사람들과, 북한정권이 철저히 부인해온 10만에 육박하는 전시납북자들 및 그 남겨진 가족들, 그리고 북한으로 피랍된 6명의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 정치권을 포함해서 이 대한민국에 소수밖에 없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유산은 물려주어선 안 되는 것이다.

아직은 우리에게 선택지가 있다. 잘못된 유산을 물려주지 않는 선택을 뛰어넘어, 진정 가치 있는 유산을 물려주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떠한 유산을 물려주어야 할까?

'자유를 향한 선한 싸움'

이 '가치'가 진정 다음 세대에 전할 우리의 유산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가 다음 세대를 뒤흔들 광풍에서 그들을 지키리라.

우리 모두의 다음 세대를 위해...

글 | 박광희(의사)

기독교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청년단체 '트루스포럼'의 회원이며, 현재 의사로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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