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개혁주의 신학과 목회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는 총신대가 성차별·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몇몇 교수들이 수업과 채플 등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학생들이 규탄 성명을 내고 문제의 발언들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발언들을 보면, 참으로 낯뜨겁고 어처구니 없는 내용들도 눈에 띈다. 과연 목회자와 신학자를 길러내는 이들의 의식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건지, 신학교에서 왜 저런 언급을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해당 교수들이 반드시 사과하고 책임을 지며, 학교 측 또한 이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 내용들은 이미 세상 언론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기독교 전체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줬다. 그런데 말은 앞뒤 문맥과 당시 분위기 또한 중요하기에 쉽게 예단할 수는 없지만, 공개된 발언들 중 일부는 이렇게까지 문제를 키울 사안인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국의 엄정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은, 동성애를 비판하고 성경적 성윤리를 교육하기 위한 발언들까지 소위 성차별·성희롱 발언으로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곤욕을 치른 당사자인 이상원 교수(기독교윤리·조직신학)는 "본인의 강의 내용 가운데 들어 있는 정당한 의학적 사실 제시를 성희롱으로 곡해하고, 칼 바르트의 변증법적 인간 이해를 비판하기 위하여 예증한 내용을 문맥을 무시하고 강의자의 견해인 것처럼 제시하였다"고 반박했다.
신학 교육에 있어 가장 중심이 돼야 할 것은 바로 성경이다. 그런데 신학자가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와 의학적 사실에 대해 신학교에서 전한 것까지 문제를 삼는 것은 신앙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요 성경적 진리에 대한 반역이다.
문제 제기 중 일부 잘못된 내용으로 인해 전체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싶지 않다면, 이번에 소신껏 나선 학생들도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일들로 인해 신학교 강단이 위축되면 궁극적으로 누가 피해를 입게 될지도 고려해서, 방법적인 면에서도 좀 더 신중하길 바란다.
모쪼록 이번 일을 학교 구성원 모두가 슬기롭게 잘 해결해서, 다른 신학교들 역시 경종으로 삼아서, 강단이 보다 성숙해지는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