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안락사… ‘하나님 형상’의 인간관 포기한 결과”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창립 22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2주년 기념 세미나 현장. ⓒ김신의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2주년 기념 세미나 현장. ⓒ김신의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이명진)가 ‘복음주의 생명 운동’이라는 주제로 7일 오후 서울대병원 교회에서 창립 22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명진 소장은 “한국의사의 롤모델이자 신실한 신앙인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성산 장기려 박사님의 뜻을 받들어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생명윤리를 연구해온 성산생명윤리연구소가 창립 22주년을 맞이했다”며 “죽은 물고기는 물살에 떠내려가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파도 앞에 신앙인의 양심을 가지고 용기 있게 맞서 싸워야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세미나를 시작으로 여러 단체와 연합해 ‘복음주의 생명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며 “창조질서와 생명을 경시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일선에 나서지 못하도록 국민에게 알리며 하나님의 거룩한 청지기로서 바른 목소리를 내겠다. 복음주의 생명운동이 미래의 국민인 태아를 살리고 가정을 바로 세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고 선으로 악을 물리치겠다”며 “작지만 선명하고 바른 목소리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작은 빛이 되고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겠다. 여러 동역자의 기도와 참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인사말을 전한 이명진 소장(왼쪽)과 설교한 정주채 목사. ⓒ김신의 기자

▲인사말을 전한 이명진 소장(왼쪽)과 설교한 정주채 목사. ⓒ김신의 기자

세미나에 앞서 드려진 감사예배에서는 최남식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부소장의 대표기도 이후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가 요한복음 10장 10절 본문, ‘그리스도인의 사역 목표’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정 목사는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왜 사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다. 그리스도인은 이 부분에 대한 대답이 분명해야 한다”며 “예수님은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기 위해서 오셨다고 한다. 즉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 나라의 풍성함을 누리게 하시기 위해 오셨다. 우리 삶의 목표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 건강한가정을위한학부모연합,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생명사랑국민연합, 생명사랑운동연합, 아빠의품, 옳은가치시민연합, 의료윤리연구회, 전국입양가족연대, 트루스포럼, TCC 등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성산생명윤리연구소의 창립 22주년을 축하했고, 이어 세미나 및 토론회가 진행됐다.

먼저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생명윤리 논쟁은 낙태와 연명의료결정법, 안락사 등 생명의 시작과 종결점 및 그와 관련된 경계선 상의 상황에서 제기되는 윤리적인 문제에 집중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란시스 쉐퍼를 예로 들며 생명윤리를 고찰했다.

그는 “쉐퍼의 사역은 초기에 기독교 진리의 이론적 변증을, 후기에 들어서는 사회 윤리적 실천에 집중됐다. 그가 행동주의자라는 오해를 받을 만큼 사회적 실천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1973년 낙태 허용 판결이었다”며 “그는 이를 우발적이고 지엽적인 일회성 문제로 보지 않고 그 배후에 유물론적, 인본주의적 가치관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세계관에 대한 이론적 비판과 기독교 세계관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동시에 낙태허용입법을 견제하고 비판하기 위해 사회적 행동에 적극 앞장섰다. 그의 노력으로 미국 복음주의자들 사이 낙태반대 운동이 시작됐다. 마지막 노년엔 정부와 법의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이상원 교수(총신대)가 ‘프란시스 쉐퍼의 복음주의 생명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이상원 교수(총신대)가 ‘프란시스 쉐퍼의 복음주의 생명운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이 교수는 “쉐퍼의 윤리사상에 따르면 서구사회에서 인간의 생명이 소홀히 취급되기 시작한 계기는 인간을 만물의 척도로 삼는 인본주의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라며 “유물론적 인간관은 인간의 가치를 극적으로 떨어뜨린다. 일단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서의 인간관을 포기하면 낙태, 유아살해, 안락사, 아동학대, 포르노, 정치범고문, 무차별 폭력 등 온갖 유형의 비인간적 행태를 묶어 놓았던 고삐가 풀려 버리게 된다”고 했다.

또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독특한 존재라는 인간관을 포기하고 인본주의적, 유물론적 인간관을 갖게 될 경우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낙태이고 영아살해와 안락사가 뒤따라 온다. 생명에 대한 가치보다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결국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법은 인간관 파악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현대인은 자신의 개인적 평안과 풍요에 걸림돌이 되거나 사회에 짐이 되거나 경제적 부담이 되는 것을 배척하고자 하는 효율주의, 경제주의적 인간관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은 기계처럼 생각하고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살인을 자행하는 유물론적 로봇이 아니”라며 “이러한 인간관에 대응해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의 생명이 존엄하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 비인격의 시대에 인간이 되라는 도전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독교인은 교회의 사랑을 드러내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실현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며 △미혼모와 낙태를 고려하는 기혼모를 위한 실질적 도움을 제공할 것 △영아 살해를 막기 위해 장애 등 아이를 버리려는 유혹에 사로잡힌 가정을 돌볼 것 △노인과 말기질환자 등에게 평상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짐을 공유할 것 △호스피스제도를 시행할 것 등을 제안했다.

▲(왼쪽부터) 엄주희 박사(성산생명윤리연구소 부소장)와 장지영 교수(이대서울병원) ⓒ김신의 기자

▲(왼쪽부터) 엄주희 박사(성산생명윤리연구소 부소장)와 장지영 교수(이대서울병원) ⓒ김신의 기자

이밖에 엄주희 박사(성산생명윤리연구소 부소장), 장지영 교수(이대서울병원)가 ‘낙태 관련 법률안 제안 취지’, ‘미국 낙태법과 신학적 흐름’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고, 김대진 목사(코람데오닷컴 편집장), 오창화 대표(전국입양가족연대), 차희제 대표(프로라이프 의사회)가 토론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2주년 기념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2주년 기념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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