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자신이 휴가 동안 읽은 책이라면서,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슬픈 쥐의 윤회>, <스무 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통일·청춘을 말하다>를 자신의 SNS를 통해 추천했다.
국가 안보와 경제 문제가 심각한 이 때에 대한민국의 수장인 대통령이 한가하게 추천도서나 꼽고 있는 것도 참 황당한 일이지만, 그렇게 기껏 추천한 책들이 김용옥 교수와 같이 편향되고 논란의 대상인 인물의 것이라는 점도 매우 우려된다.
특히 이 책들 중 <통일·청춘을 말하다>에서 김 교수는 남북통일과 관련해 “고조선 문명의 재등장을 의미하므로 주변에서 공포스러워하는 것”이라며 “이럴 때 남북이 도망가서 애를 낳으면 된다”는 황당한 주장을 담았다.
김 교수의 과격하고 선동적인 언사는 올해 초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국의 괴뢰”라고 칭하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잘 드러난다. 이러한 문제 인사의 책을 어떤 주의도 주지 않고 권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백 번 양보해 정말로 국민들의 ‘인식과 지혜’를 넓혀주고 싶었다면, 마땅히 좌·우·중도를 대표하는 이들의 책을 하나씩 추천했어야 했다.
단지 정치적인 사안으로 치부하며 넘겨 버리기엔, 김용옥 교수가 기독교계에 끼친 폐해가 너무 크다. 그는 동양학 전공자이면서도 도를 넘어 <기독교성서의 이해>, <도올의 로마서 강해>, <요한복음 강해>, <도올의 도마복음 한글역주>, <큐복음서> 등을 펴냈고, 기독교적 사안들에 대해서도 간헐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당연히 그 내용도 정통 기독교의 입장과는 매우 배치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국내 대표적 기독교 변증가인 박명룡 목사(청주서문교회)는 “기독교와 관련된 그의 주장과 저서들은 안티 기독교적이고, 정당한 학문적 근거 없이 펼치는 비성경적 주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기독교 핵심 교리와 신앙에 대한 도올의 입장을 ①초월자로서 기독교의 창조주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 아닌, 비인격체다 ③삼위일체 하나님은 성경적 개념이 아니다 ④예수는 신성을 가진 하나님이 아니다 ⑤예수가 육체적으로 부활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등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과 김용옥 교수와 같이 유명세를 가진 이들의 이 같은 편향된 주장과 언행이, 대중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해당 글을 SNS에 올린 뒤, 그가 거론한 서적들의 판매량은 그 이전보다 적게는 4배, 많게는 12배씩 각각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상적·이념적 공격 앞에, 대한민국의 기독교계가 너무 취약하다는 점이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교인들을 더욱 올바른 신앙으로 무장시키고, 성숙한 신앙인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