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현 정세와 시국에 대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우려해야 할 것은 기독교계 지도자들인 목사들이 이 같은 때에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느냐이다.
이 말은 단지 사회의 잘못을 지적하기에 앞서, 목사들 스스로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현장에서 느껴지는 정서는 기이하다. 절대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갖고 있는 우려의 수위는 매우 높고 실제 많은 기독교인들이 행동하고 있는 반면, ‘지도자’라 불리는 목사들이 실제로 행동하고 적극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그에 반해 거짓 예언자들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광받는 것이 광화문 집회를 이끌고,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하는 소위 애국보수 진영이다. “나라의 처지가 풍전등화인데, 가만히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우국지사들이, 그들의 기치 아래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 특히 목사들이 냉소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장 일반적 반응은 “그들이 하는 주장이 옳다”면서도,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이다” 또는 “이미지가 좋지 않고 수준이 낮다”면서 동참은 꺼리는 것이다.
물론 그런 입장도 십분 이해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일리도 있다. 그러나 냉소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점점 미국과 일본 등 자유주의 진영과 멀어지고, 중국과 북한 등 공산주의 진영과 가까워지고 있다. 현 집권 세력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반대 진영을 적폐로 몰아붙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 하다. 반면 6.25 전쟁과 남북 분단의 원흉이자 독재 및 폭압 세력인 북한 정권에는 끝없는 러브콜을 보내면서도, 그 치하에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원로 목회자들 중에서는 공산 치하에서의 끔찍한 기독교 박해가, 이 대한민국 땅에서 또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를 이끄는 목사들은 냉소주의를 버리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기존 세력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대안 세력을 찾아야 하고, 대안이 없다면 스스로가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도 있다.
꼭 거리에 나와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 민주 시민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창구는 얼마든지 많다. 그렇게 기독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대각성하여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이 나라와 민족을 하나님의 뜻으로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