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칼럼] 성령의 나타남에 의한 영적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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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의 성령론(77)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의 삶 코스 대표)

깨달음을 통한 성령의 나타남의 또 하나는 영들 분별함이다. 영들 분별함이란 상대방이나 어떤 사물에 대한 영적 상태를 초자연적 성령의 나타남에 의해 분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의 말씀과 영들 분별함은 비슷한 양상으로 주어지는데, 지식의 말씀이 전반적인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것이라면, 영들 분별함은 주로 인간의 영적 상태에 대한 조명이라는 점이 서로 구별된다. 필자가 호주에서 네팔 출신 어떤 전도사와 함께 길을 걷다가 일어난 일을 소개한다.  

<case> 네팔 전도사와 함께 길을 가다가 어떤 청년을 만났는데, 이 청년은 이 전도사와 기쁘게 인사를 나누었다. 알고 보니 같은 네팔 사람으로서 대학원까지 나온 엘리트인데, 호주에 와서 직장을 구하고 있는 중인데 여의치 않았단다. 그들이 길거리에 서서 얘기하고 있는 것을 쳐다보면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데, 내 마음속에 그 청년의 허전한 영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몹시 메마르고 황량한 영혼이었다. 나는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에게 웃으며 다가갔다. 인사를 나눈 후 나는 다짜고짜 말을 끄집어냈다.

"형제의 영혼이 매우 피곤하고 지쳐 있네요."
그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제가 기도해 드려도 될까요?"
그는 아무 상관없다고 했고, 우리는 길목에 막 바로 걸터앉았다. 행인들의 발걸음이 빈번한 거리였지만, 남들의 시선 따위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를 사이에 두고 한편에는 내가 또 한편에는 네팔 전도사가 앉았다. 나는 내 오른손을 가볍게 그의 어깨에 얹었다. 그리고는 속으로 기도하였다.
'주님.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알려주십시오.'
그러자 메마른 광야와도 같은 그의 영혼이 내 마음속에 그림으로 떠올랐다.
'광야 길에 지친 그의 두 어깨에 무언가 커다란 돌 판이 눌려있다. 그는 거기서 헤어 나오려 안간힘을 쓰지만 소용이 없다.'
나는 그를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조용히 이 그림을 말해주면서 질문했다.
"이 무거운 짐에서 해방받기 원하십니까?"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주님께 그의 영혼 속에 들어오셔서 그의 모든 짐을 가져가실 것을 간구했다. 그리고 영접기도를 따라하도록 했다. 그는 순순히 모든 과정을 따랐다. 마침내 기도를 마치고나니 그가 내게 고맙다고 하면서 악수를 청하는데, 방금 전의 어두웠던 얼굴이 변하여 매우 환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네팔 전도사가 내게 말하기를, 그는 그 친구의 영혼이 구원받도록 벌써 오래 전부터 기도해 왔었다고 했다.  

이처럼 복음을 증거 하는 일에는 언제나 어디에서나 다함이 없는 우리 주님의 크신 능력으로 인해 우리가 위축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이의 심령의 유익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할 때 종종 그 사람의 영적 상태가 환상이나 상징 또는 예언을 통해 주어지곤 한다. 이러한 성령의 나타남을 주실 때, 우리는 보여주신 그 부분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할 수 있게 된다. 베드로가 마술사 시몬의 심령을 분별한 내용이 성경에 나온다.

"내가 보니 너는 악독이 가득하며 불의에 매인 바 되었도다"(행 8:23)
그런가 하면 기도 모임에서 어떤 이가 예언을 말하고 있을 때엔 반드시 그 예언자의 영을 분변해야 한다고 성경은 말한다.
"예언하는 자는 둘이나 셋이나 말하고 다른 이들은 분별할 것이요"(고전 14:29)

이처럼 영들 분별함의 은사는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목회자나 선교사나 교사 등 모든 영적 지도자들에게 필수적인 성령의 능력이다. 영들 분별함은 복음을 전할 때에도 죄인들의 구체적인 영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꼭 동반되어야 할 복음 증거의 능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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