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운의 경제와 기독교: 공정] 소유가 있어야 자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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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2) 소유가 있어야 자유도 있다

공정한 세상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 '경제적 불공정'과 관련해서는 '소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과부와 고아와 레위인과 외국인을 도우라'고 거듭거듭 강조한다.

모세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부했다.

"당신들이 밭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곡식 한 묶음을 잊어버리고 왔거든 그것을 가지러 되돌아가지 마십시오. 그것은 외국인과 고아와 과부에게 돌아갈 몫입니다. .... 당신들은 올리브 나무 열매를 딴 뒤에 그 가지를 다시 살피지 마십시오. 그 남은 것은 외국인과 고아와 과부의 것입니다. ...."(신 24:17-21)

"... 성 안에 유산도 없고, 차지할 몫도 없는 레위인이나 떠돌이나 고아나 과부들이 와서 배불리 먹게 하십시오. 그러면 주 당신들의 하나님은 ... 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신14:29)

성경은 왜 '과부와 고아와 레위인과 외국인'을 도우라고 강조할까? 이들의 굶주림을 돕기 위해서일 것이다. 굶주림을 돕는 것만으로, 곧 소유를 갖는 것만으로 공정한 세상은 이뤄질 수 있을까?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소유'를 넘어 '자유'를 강조한다.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

"너희는 너희에게 몸 붙여 사는 나그네를 학대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 붙여 살던 나그네였다. 너희는 과부나 고아를 괴롭히면 안 된다. .... 나는 분노를 터뜨려서 너희를 칼로 죽이겠다."(출22:21-24)

"당신들은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때를 기억하십시오. 외국인과 고아의 소송을 맡아 억울하게 재판해서는 안 됩니다. .... 당신들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것과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을 속량하여 주신 것을 기억하십시오."(신24:14-21)

공정한 세상이 되려면 법이 있어야 한다. 자유는 법에 의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맨 먼저 십계명을 비롯하여 수많은 법을 주셨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한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하나. "너희가 히브리 종을 사면, 그는 여섯 해 동안 종살이를 해야 하고 일곱 해가 되면 아무런 몸값을 내지 않고서도 자유의 몸이 된다."(출21:2) 이 약속은 오래 동안 지켜지지 않다가 유다의 시드기야 왕이 모든 고관과 백성들의 동의를 얻어 동족인 히브리 종을 자유인으로 풀어줌으로써 이뤄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돌아서서 히브리 백성을 데려다가 다시 종으로 부려먹었다. 이 일로 유다가 망하고 말았다. 자유인이 된 히브리 종들은 왜 다시 종이 되었을까? 그들은 '법'으로는 자유인이 되었지만 '소유'가 없었기 때문에 다시 종이 되고 만 것이다. 법으로 자유를 보장한다고 공정한 세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과부의 기름병' 이야기는 소유가 있어야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왕하 4:1-7) 예언자 엘리사의 제자가 빚을 남기고 죽었다. 빚쟁이가 과부의 두 아들을 종으로 삼으려고 데려가려 하자 과부가 엘리사를 찾아가 하소연했다. 엘리사는 과부에게 집에 있는 빈 병과 이웃에게서 빌려온 빈 병에 기름을 가득 채우라고 일렀다. 그렇게 한 후 과부는 엘리사를 다시 찾아갔다. 엘리사가 말했다."가서 그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그 나머지는 모자의 생활비로 쓰도록 하시오" 과부는 기름을 판 돈으로 빚을 갚았고, 두 아들은 종이 되지 않았다. '소유가 있어야 자유도 있다'는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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