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이킬 줄 아는 용기 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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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회개의 종교이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연약한 존재이다. 때문에 우리는 절대로 자고(自高)하지 말고, 하나님 앞에서 겸비(謙卑)해야 한다.

어제의 찬란한 승리가 오늘의 그것을 담보할 수 없으며, 어제의 처참한 패배 역시 오늘의 그것을 강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늘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하는 것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이는 그저 신앙의 연륜이 짧은 이들, 혹은 일반 성도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연히 아무리 오랜 신앙을 했다 할지라도, 하나님과 친밀하고 깊은 교제를 나눠 왔다고 할지라도, 목사이고 장로이고 교계의 내로라 하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전광훈 목사가 지난 10월 22일 청와대 앞 ‘광야교회’ 저녁예배 설교에서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말을 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전 목사는 이에 대해 “하나님과의 친밀감에 대한 극단적 표현”이라며 “전체 맥락을 보라”고 해명했으나, 그것은 확실히 도를 넘은 신성모독적이고 불경한 표현이었다는 점 역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또 전 목사는 “제가 어떻게 하나님을 죽이겠느냐”며 “야곱이 이스라엘이 됐을 때, ‘하나님과 싸웠다’고 했던 표현 같은 것”이라도 했는데, 당연히 그가 하나님을 죽일 수 있다거나 수틀리면 하나님께 보복을 하겠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허나 이 역시 그의 도 넘은 발언을 정당화시켜줄 수는 없다.

전광훈 목사의 투철한 애국심은 분명 많은 이들에게 큰 인상을 줬다. 그렇기에 그의 투박해 보이는 방식과 언행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이들이 그의 취지에 공감해 그 깃발 아래로 모여들어 왔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첫째는 하나님 앞에 죄를 지은 것이요, 둘째는 그를 지지해 온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고 배신한 것이다. 전 목사는 이에 대해 부디 엄중한 책임을 느끼고, 진솔하고 공개적인 회개를 하길 바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거듭 언급했듯, 인간은 누구나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가 겸비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인다면, 오히려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진심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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