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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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의 태양이 뜨고, 지난해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또 다른 시간을 맞이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신앙인들은 하나님께서 시간 속에서 역사하심을 늘 기억하며, 그 섭리와 경륜에 주목하여 매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2020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굳게 붙들고 힘써야 할 사명과 과제는 무엇인가? 먼저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영혼 구원이다. 그것은 교회의 근본 목적이요 존재 이유로, 다른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할 수 없는 것이다.

교회는 또한 그 시대와 사회 속에서 감당해야 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교회가 그 시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면서, 또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또 다른 형태이기도 하다. 따라서 절대 교회가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영역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선교적 책임에 대해서는 모든 교회들이 방법론에 있어 차이를 보일지언정 그다지 큰 이견이 없는 반면, 사회적 책임에 있어서는 너무나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한다.

기독교계가 이 사회의 이념·계층·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갈등들이 기독교계 내에도 투영되고 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각자의 입장과 견해가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돼, 그 갈등이 세상보다 기독교계 안에서 더 극단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때에 한국의 기독교계가 올바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나아가 선교의 열매들을 더욱 풍성히 맺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 첫째는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그러했듯이 거짓 선지자들을 물리치고 제단을 정화해야 한다.

엘리야의 시대에 하나님께 선택받은 민족인 이스라엘 안에 바알을 섬기는 거짓 선지자들이 있었듯, 오늘 이 시대에도 겉으로는 기독교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거짓된 정권과 이념을 추종하거나 그에 경도되고, 또는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거짓 선지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기독교계를 어지럽히고 분열시키며 참된 선지자들을 공격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선결하지 않고는, 절대 교회가 바로 설 수 없다.

둘째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마음껏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자유를 박탈당한 이들이 너무나 많다. 가까이는 바로 우리의 동포인 북한 주민들이 그렇고, 세계 최다의 인구를 가진 중국의 국민들이 그렇다.

특히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렸을 정도로 기독교가 흥왕했던 평양은 이제 암흑의 땅이 되어 버렸고,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주의 복음을 전파해야 했던 북한의 주민들은 저 포악한 세습 독재 정권에 의해 존엄과 인권을 빼앗긴 채 노예와 인질이 되어 버렸다.

그곳에서 교회와 성경은 철저히 말살됐고, 기독교 신앙을 가졌거나 기독교인들과 접촉하기라도 했던 이들은 처형당하거나 수용소로 끌려가는 실정이다. 아시아의 진주라 불리던 번영의 땅 홍콩 역시 중국 공산당에 의해 자유를 심각히 위협당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이 같은 비극 앞에 절대로 침묵해서는 안 된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불의에 의해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들을 핍박하는 악의 세력, 그리고 그들을 옹호하는 거짓된 세력에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 그 땅에 주의 교회가 무수히 서고 그 백성들에게 성경이 자유롭게 읽히는 기쁘고 복된 날이 오게 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한국 기독교계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그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바로 그것을 주시고자 이 땅에 오셨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평화’는 거짓 선지자들과 좌파들의 전유물처럼 되어 버렸다. 그들은 악의 세력에 타협하고 굴종하는 것을 평화라고 말하며, 그 같은 거짓 평화에 반대하는 이들을 ‘반(反)평화주의자’ 내지는 ‘극우’, ‘전쟁광’ 등으로 매도한다.

이러한 광기에 질려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보수 세력들 사이에서는 평화라는 말 자체를 터부시하는 풍조마저 생겼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는 바로 기독교의 핵심이며 우리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가치 중 하나이다. 기독교계의 양심 세력들은 거짓된 세력들에게 빼앗긴 평화 담론을 되찾아와야 한다.

남과 북의 가라지와 같은 거짓된 세력들은 몰아내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깨끗한 양심을 지닌 이들이 진정한 평화 회담을 주도해야 한다. 그리하여 세계의 화약고와 같은 이 한반도에서, 세계의 근본적 평화를 이룰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꿈은 결코 세상의 권력이, 이념이, 학문이, 재물이, 그 다른 무엇이 이뤄줄 수 없다. 그것들은 상황에 따라 필요조건이 될 순 있으나 충분조건이 될 순 없다. 오직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때에, 그리고 그분의 말씀을 진정으로 따르는 거룩한 무리가 일어날 때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새해를 맞는 한국교회가 이 점을 다시금 되새기고, 하나되어 힘차게 나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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