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자위행위,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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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전문의 임수현

▲비뇨기과 전문의 임수현

자녀가 자위행위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조언을 해야 할지 난감하고 당혹스러워할 것이다. 여러 매체나 성교육 교재 등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나 근래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의 자유를 강조하는 흐름에서는 자위를 그다지 문제 삼지 않고, 절제의 필요성과 유해성보다 성적 자기만족,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이해, 성적 성숙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심지어 권장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학교와 가정에서 자위를 교육할 때 건강에 무해하다고 가르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정확한 지식 전달을 통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위(自慰)는 혼자 자신만을 위해 하는 성적 쾌락행위로 사랑의 대상 없는 불완전한 성행동이다. 대부분의 남성들과 4분의 3의 여성들은 일생 동안 때때로 자위행위를 하며, 대개 성욕을 해결하는 정상적인 적응적 행동의 하나로 본다. 소아기에도 성기를 자극하는 행동이 나타나지만 신체를 탐구하고자 하는 기본적 욕구 때문이다. 사춘기에는 성적 욕구가 증가되면서 이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자위가 빈번해지고 흔히 성적 공상이 동반된다. 자위는 결혼 후에도 성행위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 또는 배우자가 없을 때 사용되기도 한다.

자위는 광범위한 현상이기도 하며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위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것 자체를 문제시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청소년은 왕성한 성적 욕구를 느낄 수 있지만 과중한 학업과 당장 결혼할 수 없는 이유 등으로 이를 해소할만한 경로가 상당기간 차단됨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윤리적 비판으로 인해 죄책감이 클 때는 자아 성숙에 장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비판하기보다는 묵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이 자위를 하도록 권장한다든지 어떤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옳지 않다. 자위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권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에게는 성욕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져 있다. 성적 욕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통제되지 못할 때에 나타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성충동에 사로잡혀 매번 자위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2000년에 젊은 남성 군인을 대상으로 자위와 성행동의 연관성을 조사한 국내 논문에 따르면 자위를 이른 나이에 시작할수록 자위의 횟수가 많았고 성관계 및 성병 경험의 비율이 높았으며 첫 성관계 연령이 낮았다. 즉 자위를 일찍 시작할수록 성적 행동이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성병에 걸리는 확률도 높아짐을 알 수 있다. 20년 전과 비교하여 지금의 아이들은 음란물에 노출될 위험성이 훨씬 높을 뿐더러 최근 성교육은 성애화와 성행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에 책임과 윤리 교육이 더욱 요구된다.

둘째, 자위를 할 때 음란물을 보면서 하는 경우가 많다. 강한 시각적 자극과 함께 자위를 자주 한다면 음란물중독에 빠질 우려가 있다. 반대로 음란물을 자주 접하면 성충동이 생기고 과도한 자위로 이어질 수 있다. 음란물 시청으로 인한 수많은 발기 경험이나 빈번한 자위는 점차적으로 쾌감을 감소시키고, 성욕감퇴와 발기부전까지 진행하여 성생활이 어려워지는 성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불안감과 죄의식 상태에서의 자위행위는 조루증을 일으킬 수 있고, 성교와 다른 감각의 자극 사용하거나 과도한 빈도의 자위는 지루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포르노를 보면서 자위할 때는 발기나 사정 문제가 없는데 성관계 시에는 발기부전이나 사정조절장애를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넷째, 습관적으로 자위를 많이 하다 보면 음경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자위 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간혹 자위 후 감돈포경 (포피가 귀두후방으로 젖혀진 뒤 정상위치로 환원되지 못하는 상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빠른 시간 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귀두에 괴사가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자위가 병적으로 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자위가 성욕의 해소 수단이 아니라 다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느껴지면 자동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게 되는 병적 상태를 강박적 자위라 하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의학적 정보를 이해하는 것 외에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위에 대하여 신앙적으로도 고민할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 존스가 자위의 도덕성에 대해 논한 내용이 도움될 만하여 소개한다.

"자위가 악한 행위는 아니지만, 깨끗한 양심으로 즐길 수 있는 하나님의 축복도 아니다. 자위는 개인의 쾌락에만 이기적으로 몰두하게 만든다. 부도덕한 성적 행동을 떠올리다 보니, 에너지를 사랑하는 관계에 쏟지 못하게 하고, 성관계에만 더 몰두하게 하여 죄책감과 수치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이간한다. 한편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자위는 청소년기의 한 단계인 것, 부도덕한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 순결을 지키려고 결심한 개인에게 어쨌든 공헌하는 것, 하나님의 선물인 몸과 성생활의 긍정적 이해를 기여하는 것, 그리고 결혼 안에서 배우자와의 성적 연합만을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사람을 돕는 것이다."

자위는 개인의 성욕을 해소하는 차원으로만 간주하기에는 평생의 성생활뿐만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성행동 중 하나이다. 인본주의적 관점에서는 자기 만족을 위해 즐기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할 수 있지만 사회의 성문화와 보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나님은 성을 결혼 안에서 남녀가 친밀과 배려로 거룩하게 연합하게 하고 생명창조에 동참할 수 있는 선물로 주셨다. 반면 자위는 사랑과 인격적 관계가 없으며 생명과 무관한 자기 중심적인 행위이다. 자연스러운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문제되지 않는 최소한의 자위에 대해서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아름다운 성생활뿐만 아니라 건전한 성문화를 위해 절제가 요구되고 성경적 윤리와 정확한 지식에 근거한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

임수현(약력한국성과학연구협회 부총무/비뇨기과 전문의/온누리교회 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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