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현 정권은 역대 그 어느 정권보다도 인권을 강조하고 대통령 역시 인권 변호사 출신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하는 이들이자 우리의 동족인 탈북민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관심한 듯하다.
3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에 억류돼 있던 탈북민 13명이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이들 중 여성 2명이 자살을 시도한 동영상을 보고 전격적으로 구출에 나섰다고 한다. 그들이 자살 시도를 한 이유는 자명하다. 베트남 당국에 의해 추방돼 북한으로 돌아가게 될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보다 더 끔찍하고 잔인한 현실을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처럼 긴박한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눈에 띄지 않았다. WSJ의 질문에 대해,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도 탈북민 구출에 역할을 했다고 답했으나, 정확하게 언제 어떻게 개입했는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한다.
WSJ는 한국 정부가 탈북민들을 돕는 일에 주저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인권보다 남북 관계를 중시하는 행태를 지적했다. 심지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게 13명의 탈북민들은 기껏해야 짜증나는 일에 불과했을 것’이라 비꼬기도 했다.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것이,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평화라는 명분으로 북한 인권을 희생시키는 모습을 보여왔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해 11월에는 탈북민들을 포박하고 안대를 씌워 북한에 강제로 돌려보내는 만행까지 저지르지 않았는가.
자유와 인권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다. 그리고 모든 인간이 그 자유와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존엄을 지닌 것은, 바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빚어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한 생명 한 생명이 그만큼 소중하기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케 하시려고 십자가의 보혈로 자유를 주셨다.
탈북민들은 이 천금같은 자유와 인권을 누리며 살기 위해, 아니 그저 살기만이라도 하기 위해 처절하게 사선을 넘은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다시 종의 멍에를 씌우고 등을 떠미는 것이 과연 사람이 할 짓인가.
기독교계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목자의 자세로, 탈북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더 부르짖어야 한다. 그렇게 그들을 보듬고, 그들을 위해 대신 목소리를 내며, 또한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의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