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전환치료 ,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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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내과 전문의

▲고두현 내과 전문의

최근 동성애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를 다룬 '보이 이레이즈드'(Boy Erased, 2018)가 개봉하면서 미국에서는 전환치료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해당 영화는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전환치료를 시도했던 기독교 단체의 문제점을 고의적으로 부각하면서 동성애 성향은 변하지 않고, 때문에 모든 전환치료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오도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근거로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하나는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결정으로 질병 목록(DSM-III)에서 동성애가 빠지면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병명이 없더라도 불편이나 불행에 대해 치료-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미국심리학회와 미국 정신의학회가 2009년 이래 동성애자들에 대한 전환치료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동성애자 마음에 상처를 준다고 했다는 것을 들고 있다. 이들은 전환치료 대신 동성애 확인 치료(affirmative psychotherapy)를 권하고 있다. 확인치료를 통해 지지를 받고 자존감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들 주장은 '동성애는 선천적이다'라는 "잘못된 가정"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동성애가 유전된다는 이들의 잘못된 주장은 2019년 4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첨단 유전자연구 결과가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되면서 최종적으로 근거를 잃어 버렸다.

한편 전환-회복치료 금지를 반대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미국 동성애 연구 치료 연맹(NARTH)의 창립자 Joseph Nicolosi 등이다. 이들은  미국심리학회 보고서가 근거로 삼은 연구논문들의 부적절함을 지적하였다. 그 논문들은 전환치료를 통해 변화를 경험한 사람과 치료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가진 참가자를 의도적으로 제외시킨 모집단 구성의 명백한 문제점과 동료 심사(peer review)를 통과하지 않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부적절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미국심리학회가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동성애자인 연구자들인 Ramafedi 등(1992), Diamond 등(2003)이 새삼, 전환치료의 노력이 없어도 동성애자가 나이가 들면서, 특히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동성끌림이나 동성애 정체성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미국의 인구자료를 통한 연구에서 인구의 2% 이상의 사람이 10년의 기간 동안 "자연적으로" 다른 성지남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현상을 성지남 유동성(fluidity)이라고 한다. 이는 동성애가 선천적이므로 절대 평생 바뀌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나아가 전통적인 정신분석 치료는 말할 것 없고, 일찍부터 전환-회복치료, 그리고 "기독교적 동성애 치유 사역"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들이 많다. 예를 들면 Byrd와 Nicolosi(2002)는 1969년부터 1982년까지의 동성애 치료에 대한 14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치료 받은 사람들에게서 평균 79% 정도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Schaeffer(1999)는 종교적 신념으로 성적지향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248명의 참가자 중에서 남성에서 60.8%, 여성에서 71.1%가 변화에 성공(어떤 유형의 신체적 동성 접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정의)했다라고 보고 하였다.

흥미로운 논문이 있다.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가 동성애를 질병목록분류(DSM)에서 제외시킬 때 주도자 중 한사람이었고 이후 상당기간 동안 DSM 위원장을 맡았던 Spitzer(2003)가 보고한 전환치료결과 논문이다. 그는 전환/회복 치료로서 남자 동성애자의 64%, 여자 동성애자자의 43%가 이성애자로 전환하였다고 하였다. 이후 동성애자들의 집요한 비판과 항의에 대해 자신의 연구 때문에 상처를 받았을 동성애자들에게 미안하다고 했으나, 논문 철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출한 논문이 학술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과학적 사실이 이러하기에, 전환치료를 과학적 근거 없이 부정하면서, 동성애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육체적 합병증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 정말 성소수자들을 돕는 길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전환을 원하는 동성애자들은 도움을 받을 권리와 자유가 있다. 미국심리학회는 전환치료가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지만, 치료를 원하는 사람에게 회복의 가능성을 거부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더 잘못되었다고 본다.  

지금 전 세계는 "개인의 행복추구"라는 명목 하에 동성 결혼합법화,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 같은 "독재적인" 성평등 법제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성혁명의 물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과학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것이 아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의해 주도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플로리다 탬파시에서는 동성애 전환치료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인식전환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법적제한 없이 바른 길을 자유롭게 제시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성, 사랑, 가정 II" 참조).

고두현
내과 전문의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학술연구팀장
인천 회복의교회 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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