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9년째 박해국 1위… 중국도 성도 통제로 급상승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2020년 순위 발표한 오픈도어즈 “박해 빈도·강도 모두 늘어”

▲전 세계 박해국가 지도. 박해 순위에 따라 붉은 색에서 연한색 순으로 표시되어 있다. 박해국가순위 1위는 북한은 가장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오픈도어즈 홈페이지
▲전 세계 박해국가 지도. 박해 순위에 따라 붉은 색에서 연한색 순으로 표시되어 있다. 박해국가순위 1위는 북한은 가장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오픈도어즈 홈페이지

북한이 오픈도어즈가 발표한 2020년 박해국가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단체가 해당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부터 19년째다.

15일(현지시각)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즈는 이를 발표하며 “북한에서는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되고 악명 높은 노동수용소로 끌려가 돌아오지 못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수단, 예멘, 이란, 인도가 그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박해의 빈도나 강도가 모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도어즈 댄 올리 샤니(Dan Ole Shani) 대표는 “1992년부터 오픈도어 선교회는 그들의 신앙을 이유로 박해받는 크리스천들의 고통을 관찰해오고 있다”면서 “2002년 부터 지금까지 북한은 항상 최악의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올해에는 아프가니스탄이 근소한 차이로 2위, 소말리아가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최상위 10개 국가에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 이는 내전을 겪은 리비아와 예멘을 포함해서 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높은 수준의 박해를 경험하는 국가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들의 가족, 직장 동료, 지역 사회, 경찰, 법률 시스템과 사회 구조로부터 점점 더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오픈도어즈 헨리에타 블리스(Henrietta Blyth) 대표는 보고서 서문에서 “2020년, 전 세계 50개 박해국에 약 2억 6천만 명의 기독교인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매우 높은 위험 수위와 극단적 수준의 박해에 직면해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6%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블리스 대표는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의 수가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압박의 강도 역시 늘고 있다. 박해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독교를 없애는 것이다. 그들의 가장 우선적인 전략은 더 많은 기독교 공동체에 공포를 불러 일으켜, 회복력과 소망, 긍정적인 영향력을 완강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일 평균 기독교인 8명·23명이 각각 살해와 성범죄 당해
중국, 대형교회에 얼굴인식 카메라까지 설치해 성도 감시
기독교 탄생지인 중동, 몇 년 내 기독교 소멸까지 우려돼

박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매일 평균 기독교인들 8명이 신앙을 이유로 죽임을, 23명이 강간 또는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주 평균 182개 교회나 기독교 관련 시설이 공격을 받았고, 276개 기독교 가정이 불에 타거나 파괴됐다. 매달 평균 309명의 기독교이 신앙 때문에 구금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18년 43위를 기록했던 중국의 순위가 올해 23위로 급상승했다. 중국의 경우, 성도들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공지능과 생체인식 기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대형교회에는 최소 1대 이상의 얼굴인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이를 통해 예배 참석자들을 기록하고 있다.

오픈도어즈는 인도에서도 기독교인들을 감시하기 위해 중국과 비슷한 기술들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처음으로 박해국가순위에 진입한 부르키나파소는 28위를 기록했다. 이슬람 무장단체가 세력을 잡은 후, 이곳의 기독교인들은 끊임없는 폭력에 노출돼 있으며 종교의 자유가 현저히 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의 경우, 불안정과 빈곤을 악용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르키나파소와 더불어 말리(29)와 니제르(50)도 50위 안에 들었다.

기독교의 탄생지인 중동 지역의 경우, 몇 년 안으로 기독교인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긴 했지만 이들이 다시 세력을 모으는 조짐이 있으며, 동시에 이란을 배경으로 한 시아파 무장단체들의 위협도 여전한 상황이다.

블리스 대표는 “종종 세상이 적합하지 않은 이들, 특히 적합하지 않은 인종이나 적합하지 않은 신념을 가진 이들을 향해 덜 관대한 장소가 되어간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면서 “최근 수치 속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박해에 직면한 기독교인들의 수도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박해는 직장 내 차별, 강제결혼, 투옥 및 처형 등 다양한 형태로 온다. 정부나 테러단체가 박해의 주체가 될 수도 있다. 말레이시아(40)의 경우, 가족들이 개종 및 가문의 명예 실추를 이유로 기독교인을 박해한다. 북한(1)에서도 가족들이 성경책을 소지하고 있다며 기독교인을 당국에 신고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신앙생활을 하는 데 안전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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