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랑의교회, ‘합의’ 넘어 ‘화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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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극적 합의로 7년여의 갈등을 끝내고 교계에 감동을 전했던 사랑의교회가, 오정현 목사의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 논란으로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오정현 목사는 16일 몇몇 일간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교회가 빛과 소금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것, 자신의 부족함과 미흡함, 당회의 부덕함과 겸손하지 못함 등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갱신위 측 관계자는 사과문이 당초 논의된 내용과 전혀 다르다며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과 무리한 교회 건축 등을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반발했고, 결렬까지 운운할 정도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오 목사 측은 "합의문에 명시된 합의 정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12월 23일 오 목사와 갱신위 양측이 서명한 '합의 각서'에는 "오정현 목사는 사랑의교회 대표자로서의 부덕과 대사회적 물의를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이를 언론과 사람 앞에 사과한다. 갱신위 측 역시 갱신 과정에서 나타난 부덕의 허물을 언론과 사람 앞에 사과한다"고만 돼 있었을 뿐, 그 구체적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돼 있지 않았다.

양측의 갈등이 다시 격화되면서 합의 과정에서 비공개로 오갔던 초안까지 한 매체에 공개되는 등, 그야말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뻔했다. 그러나 어쩌면 이는 진정으로 '화해'하지 않고 '합의'로 얼버무리려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과문은 그저 기폭제 역할을 했을 뿐, 결국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랑의교회 양측은 부디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진정한 화해에 이를 길을 모색해야 한다. 비록 완전히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지라도, 적어도 서로를 인정하고 용납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그것이 그리스도의 정신이고 복음의 정신이다.

사랑의교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 중 하나이고, 그 교회가 겪는 아픔과 갈등은 결코 그 교회만의 것이 아니다. 모쪼록 격해진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한 발씩 더 양보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근본적 화해를 이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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