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활절연합예배, 분열이 익숙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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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부활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리는 성탄절, 그리고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로 말미암은 인류 구원을 기리는 부활절은 기독교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절기다.

그 중에서도 부활절에는 원래 한국교회의 가장 대표적 연합 행사인 부활절연합예배가 있었다. 이 예배는 지난 2006년 어렵사리 하나된 이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의 공동 개최로 매년 부활절 새벽 열려 왔었다. 한국교회 대표적인 두 연합기관의 교회일치위원회가 번갈아 가며 주관했는데, 한기총이 주관할 차례이던 2012년에 한기총 비대위 참여 교단들이 중심이 돼 별도 예배를 드리면서 분열됐다.

그 뒤로 어떻게든 부활절연합예배의 단일화를 이뤄내려는 여러 시도와 노력들이 있어 왔으나 잘 되지 않았고, 어느 순간부터는 교계가 다시 분열된 부활절연합예배의 현실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올해도 보수 성향의 교단들이 중심이 된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2020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4월 12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담임 이상학 목사)에서, 진보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부활절 당일 용산 지역에서 새벽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부활절연합예배는 그저 하나의 대형 행사가 아니다. 부활 신앙을 공유하고 있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그토록 뜨겁게 기도하신 대로, 하나님 아버지 안에 하나임을 선언하는 자리이다.

이 분열의 아픔이 더 익숙해지기 전에, 한국 교계의 모든 지도자들은 부디 연합의 정신을 깊이 새기고, 부활절연합예배를 다시 함께 드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 물론 쉽지는 않겠으나,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을 가지면 능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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