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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야곱: 자손이 별처럼 많아지게 할 12지파의 아버지가 되다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자손이 별처럼 많아지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다.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이 그 기반을 마련했다. 야곱이 이스라엘 12지파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이삭은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 동생 야곱은 팥죽 한 그릇으로 형 에서로부터 장자권을 샀고,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속여 장자 축복까지 받았다. 이를 안 에서가 야곱을 죽이려 하자 부모는 야곱을 8백㎞쯤 떨어진 하란의 외삼촌댁으로 피신시켰다.

여기서는 야곱이 12지파의 아버지가 되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떠했는가를 이야기한다.

야곱이 외삼촌댁으로 가다가 어떤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돌 하나를 주워 베개로 삼고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꿈에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너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질 것이고, 동서남북 사방으로 퍼질 것이다. 이 땅 위의 모든 백성이 너와 너의 자손 덕에 복을 받게 될 것이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 주며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않겠다.”(창28:13-15)

야곱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베개 삼아 벤 그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베델이라고 불렀다. 야곱이 서원했다.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고, 제가 가는 이 길에서 저를 지켜 주시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고, 제가 안전하게 저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시면, 주님이 저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고, 제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며,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것에서 열의 하나를 하나님께 드리겠습니다.”(창28:20-22)

야곱이 멀고 먼 외삼촌 라반의 집에 도착했다. 한 달 후 라반이 야곱에게 일을 시키기로 하고, 원하는 보수를 물었다. “제가 칠 년 동안 외삼촌 일을 해 드릴 터이니, 그 때 가서 외삼촌의 작은 딸 라헬과 결혼하게 해주십시오.”(창29:15-18) 라반은 두 딸 레아와 라헬을 두었는데, 야곱은 작은 딸 라헬을 좋아했다.

7년 후 야곱이 장가들었다. 그런데 외삼촌은 첫날밤에 라헬 대신 레아를 방에 들여보냈다. 다음날 아침 야곱은 외삼촌에게 항의했다. “큰 딸을 두고 작은 딸부터 시집보내는 것은 이 고장의 법이 아닐세. 그러니 이레 동안 초례(醮禮) 기간을 채우게. 그런 다음에 다른 아이도 자네에게 주겠네. 그 대신 자네는 또 칠 년 동안 내가 맡기는 일을 해야 하네.”(창29:26-27) 이렇게 해서 야곱은 외삼촌댁에서 외삼촌의 두 딸을 아내로 삼는 조건으로 14년 동안 머슴살이를 했다.

큰딸 레아는 동생 라헬보다 야곱의 사랑을 덜 받았지만 아들은 펑펑 낳았다. 레아는 첫째 아들 르우벤, 둘째 아들 시므온, 셋째 아들 레위, 넷째 아들 유다를 계속해서 낳았다. 이를 보다 못해 라헬은 죽어버리겠다고 앙탈을 부리며 몸종 빌하를 야곱과 동침시켰다. 그래서 야곱의 다섯째 아들 단, 여섯째 아들 납달리가 태어났다. 그러자 아기를 더 낳을 수 없다고 생각한 레아가 질투심이 치솟아 몸종 실바를 야곱과 동침시켰다. 그래서 야곱의 일곱째 아들 갓과 여덟째 아들 아셀이 태어났다. 어느 날 라헬은 레아의 큰 아들 르우벤이 들에서 가져온 자귀나무가 탐이나 그것을 조금 얻는 대가로 레아에게 야곱과의 동침을 허락했다. 그래서 레아는 야곱의 아홉째 아들 잇사갈과 열째 아들 스블론을 낳았다. 이어 레아는 야곱의 고명딸 디나도 낳았다.

이 무렵 라헬은 운 좋게도 야곱의 열한째 아들 요셉을 낳았다. 라헬은 또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난 후 가나안 땅으로 가는 도중에 야곱의 열둘째 아들 베냐민을 낳았다.

이렇게 하여 야곱은 두 아내와 두 아내의 두 몸종으로부터 열 두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낳았다. 열 두 명의 아들들이 훗날 이스라엘 민족의 12지파를 이루었다.

야곱은 장인의 집에서 20년 동안 살았다. 처음 14년은 처가 머슴살이를 했고, 나머지 6년은 장인 살림을 돌보면서 자신의 살림을 챙겼다. 그렇게 하여 야곱은 하란으로 갈 때는 지팡이 하나뿐이었지만 20년 후 고향으로 돌아올 때는 “가축 떼뿐만 아니라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도 많이 가진 큰 부자가 되었다.”(창30:43)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형 에서를 만나는 일이 큰 걱정이었다. 야곱은 형 에서에게 먼저 심부름꾼을 보내 ‘동생을 너그럽게 보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심부름꾼이 돌아와 에서가 부하 사백 명을 거느리고 야곱을 치려고 오고 있다고 알렸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야곱은 “자기 일행과 양 떼와 소 떼와 낙타 떼를 두 패로 나누었다. 에서가 와서 한 패를 치면 나머지 한 패라도 피하게 해야겠다는 속셈이었다.” 야곱은 절박한 심정이었다. “부디 제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저를 건져 주십시오. 형이 와서 저를 치고, 아내들과 자식들까지 죽일까 두렵습니다.”(창32:11) 야곱은 형 에서에게 줄 선물을 따로 골랐다. 야곱은 형에게 줄 선물을 앞세워 보낸 후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한 아들을 데리고 얍복 나루를 건넜다. 야곱은 뒤에 홀로 남았다.

어떤 사람이 나타나 야곱을 붙잡고 동 틀 때까지 씨름을 했다. 그 사람은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야곱이 엉덩이뼈를 다쳤다. 그 사람이 날이 샐 무렵 놓아 달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축복해 주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 사람이 물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 대답했다. “야곱입니다.” 그 사람이 말했다.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너의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창32:28)

에서가 장정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오고 있었다. 야곱은 맨 앞으로 나가 일곱 번이나 땅에 엎드려 절을 했다. 에서의 마음이 풀렸다. 에서는 자기가 살던 세일로 돌아갔고, 야곱은 하나님 말씀에 따라 베델에 자리를 잡았다. 베델은 야곱이 하란으로 가는 도중에 꿈에서 하나님을 만난 곳이다.

이렇게 하여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야곱과도 맺었다.“너는 생육하고 번성할 것이다. 한 민족과 많은 갈래의 민족이 너에게서 나오고, 너의 자손에게서 왕들이 나올 것이다.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너에게 주고, 그 땅을 내가 너의 자손에게도 주겠다.”(창35:10-12)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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