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사전 인지하고도 강행… 루터교 측 “개인 자격”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을 역임한 무닙 유난(Munib Younan) 주교가 통일교가 주최한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는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 상은 ‘설립자 문선명 탄신 100주년 기념 시상식’이라고 공식적으로 소개돼 있다.
유난 주교는 시상식장을 방문해 한학자 씨 등으로부터 직접 상을 받았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이번에 특별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에게는 각 50만 달러의 상금과 메달이 수여됐다고 한다.
유난 주교는 2010년 LWF 의장에 선출 된 이후 7년간의 임기를 마친 인물이다. LWF는 세계 98개국 145개 루터교단의 연합 기구로, 그 의장은 가톨릭으로 치면 교황과도 같은 서열상 최고직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LWF는 공문을 통해 “몇몇 회원교단으로 우려의 표현을 받았다”며 “LWF 의장으로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LWF는 “지난 2월 5일 유난 주교가 선학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 상은 통일교 설립자인 문선명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라고 사전에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이어 “LWF는 이미 일부 소속 교회들에게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받았다”며 “유난 주교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교단의 의장을 지낸 사실을 고려하여 이 같은 우려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LWF는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와 이 상이 가진 의미를 유난 주교에게 전달했다”며 “유난 주교는 교단 대표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자격으로 이 상을 받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LWF는 또 “LWF와 소속 교회는 통일교와 전혀 무관하다. 유난 주교의 선학평화상 수상은 어떤 교단의 참여나 의뢰가 없었음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한국 루터회 측도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은섭 목사) 관계자는 “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문제점을 LWF 측에 전달했지만 수상은 그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국 루터회가 회원 교단으로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역시 “수상 직전 소식을 듣게 되어 한국 루터회와 LWF 측에 상을 받지 말 것을 권고했었으나, 유난 주교가 개인 자격으로 받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