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코리아, 1천명 대상 조사
지난 10여년간 동성혼 반대 하락세
젊은 층일수록 부정적 인식 흐려져
“미디어·교육 분야 빼앗기지 말아야”
차별금지법 제정 논쟁 관련 쟁점들 중 동성 간 결혼에 대해 아직까지 국민의 약 68%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코리아’가 지난 4일 전국민 만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동성 간 결혼에 67.8%가 찬성, 23.3%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눈여겨 볼 부분은 젊은층일수록 동성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는 점으로, 18~29세 남성은 56.6% 반대, 같은 나이대의 여성은 단 34.8%만이 반대하고 60.7%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은 그동안 타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비교해볼 때 하락세를 나타냈다. ‘여론조사 공정’의 경우 2018년 조사에서는 73.9%가 반대했으나, 2019년에는 이번 조사 결과와 비슷한 67%가 반대했다. ‘한국 갤럽’의 조사에서는 동성결혼 반대 입장이 2001년과 2013년에는 각각 67%로 동일했으나, 2014년 56%, 2017년 58%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21대 국회 제1호 공약으로 내세운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45.8%가 반대, 32.4%가 찬성했으며, 18세~29세 남성은 전체 평균을 훨씬 웃도는 57.8%가 반대한 반면, 같은 나이 여성은 31.1%가 반대, 54.%가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차별금지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성애를 반대하면 민사손해배상이나 형사처벌을 하는 등 강제적인 수단으로 동성애 반대를 금지시키려는 차별금지법안의 재정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는 19.3%, ‘들어는 보았다’가 64%, ‘전혀 모른다’는 16.7%로 나타났다.
낙태죄는 57%가 여성의 자기결정권 지지
‘개인이 성 결정’ 서구 젠더 교육 47% 반대
알코올, 성, 게임중독, “국가가 적극 도와야”
낙태죄에 대해선 33.1%만이 ‘유지’, 57.4%가 ‘폐지’ 입장을 밝혔으며, 여성일수록 대체적으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낙태죄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태아도 생명이기에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보다 앞섰다.
최근 개인이 자신의 성을 선택할 수 있는 서구의 젠더 이론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의 청소년 학교 성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선 47%가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잘못된 교육’으로 평가했다. 역시 18~29세 여성은 27.5%만이 반대하고 54%가 ‘새로운 젠더 이론을 교육해야 한다’고 밝히는 한편, 같은 나이 남성은 57.2%가 ‘잘못된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알코올, 흡연, 마약, 게임, 성(sex) 등 사회와 가정을 병들게 하거나 망가뜨리는 각종 중독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갖고 예방과 치유를 위해 <중독예방법>을 제정해 적극 도와야 한다는 의견과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에 대해선 77.4%가 ‘국가가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77.4%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오피니언코리아 차승호 대표는 “미디어와 교육이라는 분야에서 우선권을 가져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