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같은 자연주의 세력 한국 장악… 맞서 싸워야”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최더함 박사,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적극적인 역할 강조

▲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 제34기 정기세미나에서 ‘자연주의에 대한 워필드의 기독교 초자연주의 변증’을 주제로 강연한 최더함 박사(Th.D/역사신학, 바로선개혁교회)는, “어느 시대보다 더 노골적이고 더 과격하며 더 많은 수의 자연주의자들에 의해 포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한국개혁주의 설교연구원 제34기 정기세미나에서 ‘자연주의에 대한 워필드의 기독교 초자연주의 변증’을 주제로 강연한 최더함 박사(Th.D/역사신학, 바로선개혁교회)는, “어느 시대보다 더 노골적이고 더 과격하며 더 많은 수의 자연주의자들에 의해 포위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시대적 소명을 강조하고 있는 최더함 박사(Th.D/역사신학, 바로선개혁교회)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주의자들은 기독교회를 장악하고 무너뜨리고 인간 중심의 기독교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개혁주의 진영은 너무 무기력하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는 17일부터 3일간 강남 세곡교회(담임 박의서 목사)에서 진행 중인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제34기 정기세미나에서, ‘자연주의에 대한 워필드의 기독교 초자연주의 변증’을 주제로 강연하며 개혁주의자들에 대한 통렬한 자기 반성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간 이성에 호소한 또 다른 기독교” 자유주의

먼저 최더함 박사는 18세기 후반 태동한 유물론적 자유주의 및 자연주의 신학 사조와 함께, 이를 가장 선두에서 맞섰던 벤자민 워필드(B. B. Warfield, 1851-1921)를 소개했다.

최 박사는 “18세기 후반 유럽이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이른바 ‘계몽주의’ 시대가 도래했다. 계몽주의는 자연스럽게 합리주의와 이성 중심의 철학적 사고를 낳았으며, 하나님 중심의 신학적 세계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며 “인간의 이성 밖에 존재하는 모든 사유들을 몰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문적 경향은 즉각 쌍둥이라 할 수 있는 자연주의를 낳았다. 자연주의는 기독교 중심의 세계관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였다. 성경에 대한 고등 비평을 시작으로, 기독교와 관련한 거의 모든 것으로 공격의 전선을 확대시켰다. 최 박사는 “다윈의 종의 기원은 자연주의적 철학적 사고에 기름을 끼얹은 대표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자유주의 신학은 이처럼 이성주의, 낙관주의, 과학주의적인 철학적 사고와 학문으로 기독교를 공격하는 세상 풍조에 맞서, 종교의 본질을 논함으로 기독교를 방어하고자 하는 데서 시작됐다. 자유주의 신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의 슐라이어마허는 이 같은 철학적 회의주의를 강하게 반대하며, 형이상학도, 도덕도 아닌 직관과 감정의 영역으로 설명했다.

슐라이어마허는 신학의 근거를 경험과 느낌에 두었다. 특히 신 의식(God consciousness)에 대한 느낌과 이 의식의 당연한 귀결인 절대 의존감에 두었다. 최 박사는 “하지만 그가 시도한 신학의 내면화는 기독교의 심각한 타락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외적인 권위를 거부하고 신학을 경험과 내적 느낌에 정초시켜, 오히려 기독교 신학이 합리주의와 신비주의로 달려가는 길을 열어주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기독교가 계시의 종교가 아닌 불확실한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시작하는 종교가 되었고,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하신 그대로의 하나님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종교적 경험에 대한 연구가 되었다. 최 박사는 “이것이 슐라이어마허로부터 시작한 자유주의 신학의 실체”라며 “순수한 열정과 동기를 싣고 떠난 그의 배가 정박한 곳은 불행히도 기독교의 항구가 아니었다. 역설적이게도 자연주의자들의 기독교에 대한 공격을 막고자 출발한 이들이, 오히려 더욱 자연주의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자유주의 신학의 요체를 다섯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철저히 자연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유신론자이지만 동시에 진화론자이기도 한 그들은, 교묘하게도 하나님이 물질과 생명을 창조하신 것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무신론적 진화론자들과 같이 창조를 부정한다. 둘째는 신학의 출발점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두지 않고 인간의 주관적 경험에 두었다. 계시의 종교를 윤리와 도덕의 종교로 전락시킨 것이다.

셋째로 성경 본문을 과학적이고 학문적인 방법으로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면서, 정통 교리를 무시하고 말살했다. 주관적인 경험을 하지 못하고 단지 지식만 있는 신앙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신학을 경시하는 풍조인 교리 무용론(無用惀)이 득세했다. 넷째로 하나님의 공의를 삭제하고 하나님의 사랑만 강조했다. 이는 내재주의와 영혼 멸절설을 초래했다. 다섯째는 낙관적인 인간론을 펼침으로써 기복신앙을 낳았다. 인간을 얼마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구원을 이룰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설명했으며, 설교 중에 “회개하라”는 말은 금지어가 됐다.

최 박사는 “정리하자면 자유주의는 정의상 기독교 신학이 외적 권위에 기초하지 않고도 스스로 기독교적일 수 있다는 발상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신 후 인간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존중하시기에,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인간사에 개입하시거나 자기주권적으로 결정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라며 “자유주의는 한 마디로 인간의 이성에 호소하는 또 다른 이름의 기독교”라고 설명했다.

자유주의에 맞선 워필드, 한국 개혁신학 태동의 뿌리
“그의 노력에도 ‘기울어진 배’ 프린스턴은 회복 못해”

▲18세기 후반 태동한 유물론적 자유주의 및 자연주의 신학 사조에 대해, 가장 선두에서 맞섰던 벤자민 워필드(1851-1921)와 그가 이끌던 프린스턴신학교(좌측부터) .
▲18세기 후반 태동한 유물론적 자유주의 및 자연주의 신학 사조에 대해, 가장 선두에서 맞섰던 벤자민 워필드(1851-1921)와 그가 이끌던 프린스턴신학교(좌측부터) .

워필드에 대해 최 박사는 “바로 이런 기독교의 초자연주의를 거부하는 자유주의 신학에 대해 정통 개혁신학적 입장에서 맹렬한 공격을 주도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기독교를 자연주의로 끌고 가려는 세력을 향해, 말라기 선지자가 배교의 길을 걷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것처럼 분명한 경고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워필드는 기독교에 대한 다방면의 공격에 대해 변증의 역할과 사명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는데, 그의 변증학 초점은 첫째, 철학적 변증으로서 인격적 존재인 하나님의 존재를 밝히고 둘째, 종교학 혹은 심리적 변증학으로서 인간의 종교성, 종교철학, 종교역사, 비교종교학 등을 다루며 셋째, 하나님의 계시와 초자연주의를 다루고 넷째, 역사적 변증학으로 기독교의 신적 기원을 확증하며 다섯째, 성경적 변증학으로서 성경이 죄인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계시 문서임을 확증하는 것이었다.

최 박사는 특히 “워필드의 자연주의에 대한 기독교 초자연주의의 변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소개했다. 그 첫째로는 유신론적 진화론의 모순과 한계를 밝힌 점으로,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의 구별을 지워버리는 범신론적 철학은 성경의 창조론을 인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교묘하게 부정하는 것임을 지적했다. 둘째로는 자연주의자들의 잘못된 신론을 공박한 것으로, 우리의 자연은 다원주의자가 말하는 진화나 수정의 산물이 아닌 초자연적으로 창조된 것이고 초월적인 하나님에 의해 존재하도록 불러내진 것이며, 하나님은 ‘자기 손으로 행한 모든 것을 초월’해 계신 ‘모든 것의 모든 것’이신 분이심을 역설했다.

셋째로 성경 무오(無誤)와 인과율의 법칙을 강조했다. 자유주의자들의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도 결국 인간의 작품의 결과’라는 주장에 맞서 성경 무오와 영감(靈感)된 성경의 권위를 훼손하는 어떤 해악된 시도도 거부했다. 넷째로 주권자의 권리를 강조했다. 하나님은 자신의 주권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자연법에 따라 주관하시고 통치하시며, 만들어진 목적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경륜(徑輪)을 펼치시고, 이는 불변과 가변의 요소를 가지지만 영원한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다섯째로는 성령의 개인적 적용과 헌신을 강조했으며, 하나님의 초자연적 구속을 그리스도인 각자에게 적용시켜 반드시 사망의 잠에서 일으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교제하게 하는 초자연적 구속의 초자연적 적용을 역설했다.

최 박사는 “워필드는 자유주의 신학을 단호히 거부하고, 신적 주권으로 무장한 칼빈주의라는 거목을 프린스턴 교정 한복판에 깊이 뿌리내리게 했다. 하지만 한 번 기울어진 배가 회복하기 어렵듯, 프린스턴의 신학은 자유주의의 길을 떠나지 못했다”며 “워필드를 계승하는 메이첸 등이 웨스트민스터신학교를 설립했고, 현재 한국 개혁신학은 이 학교에서 수학한 박형룡, 박윤선 등에 정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때보다 노골적이고 과격한 자연주의자들”
“이들의 존재 과소평가, 한국사회는 포위당했다”

최 박사는 “워필드는 하나님의 주권을 주창하는 개혁주의 신학의 숨통을 끊으려는 자연주의자들의 자기모순과 불완전성을 간파하고 그들의 약점을 공격하는 한편, 초자연적인 기독교를 변증함으로 전 세계적으로 개혁주의 신학을 정립하고 발흥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하지만 오늘날 워필드의 목소리는 우리 가운데 잘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시대보다 더 노골적이고 더 과격하며 더 많은 수의 자연주의자들에 의해 포위당하고 있다. 일반자연과학뿐 아니라 생명과학, 우주과학까지 손을 뻗어 모든 곳에서 하나님의 흔적을 지우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자칭 기독교인이라 하며 ‘기독교는 바울에 의해 창작된 것으로, 이를 바로잡을 때 바른 기독교를 세울 수 있다(마가복음 강해)’고 공공연히 떠드는 도올 같은 사람과 그의 정교한 듯한 논리에 매료된 추종자들이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혁주의자들은 지나치게 한국교회 안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연주의자들의 존재에 대해 무지했고, 저들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주의자들은 기독교회를 장악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사탄의 주구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자신을 둘러싼 반성경적이며 반기독교적이며 반초자연주의적인 현상이나 경향들, 행동들을 간파하고 적극적으로 기독교의 진리를 충실히 변증하는 한편, 우리 삶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적극 드러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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