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화문 콕 집어 금지한 박원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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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으로 신천지 교회 폐쇄 방침을 밝혔다. 먼저 협조 요청을 하고 불응할 경우 다음 수단을 강구해도 될 터인데, 다짜고짜 폐쇄를 운운한 것이다.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은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당연히 모든 국민들은 이 사태 종식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는 민주주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이것을 이처럼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기독교계에서는 “신천지는 이단인데 폐쇄한들 어떠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번 조치가 하나의 선례가 되면 언제든 같은 논리와 방식으로 기독교계를 탄압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정부 당국이 교회 폐쇄를 운운한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박 시장은 보수 기독교계가 중심이 된 반정부 시위를 겨냥해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사용을 금지한다고도 밝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개인에게 300만원이 부과된다고 엄포를 놓았다. 실외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거의 없는데, 왜 지하철, 영화관, 교실 등이 아닌 광화문 등을 콕 집어 금지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행태는 현 정권의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좁게는 신천지, 넓게는 종교계로 돌리고, 차제에 눈엣가시였던 반정부 집회를 제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는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수 차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주장해 왔던 의사협회 측의 최대집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회 예배뿐만 아니라 영화관, 세미나 등등 어느 상황에서든 대규모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상황에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했어야지 이제와서 신천지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박원순 서울시장은 며칠 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이번 사태 대처를 (이전 정부 때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 당시와 비교 불가라며 자화자찬해 빈축을 산 바도 있고, 메르스 사태 때는 준전시 상황을 운운하며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했던 전력도 있다. 국가적 재난에 정치 논리를 개입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저의가 어떻든 간에, 기독교계와 보수 단체들은 대규모 집회에 대해 한번 고려해볼 필요는 있다. 의학적 견해와 잘잘못을 떠나, 이 사태로 인한 많은 국민들의 불안과 염려를 굳이 가중시킬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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