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정길 목사와 손봉호 교수, 체제보다 먼저 거취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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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4.15 총선은 체제를 선택해야 하는 선거”라고 한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의 설교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홍 목사는 최근 자신이 초청인으로 참여한 ‘말씀과 순명’ 첫 기도회에 설교자로 나서 그 같은 발언을 했다.

홍 목사의 설교에 대해 그가 이사장으로 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공개 서신을 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사회주의 체제나 전체주의 체제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많은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원로)가 “여러분들을 지도하고 양육했던 대표적인 복음주의자가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심사숙고해 보라”며 기윤실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 목사는 또 이 일로 인해 손봉호 교수가 기윤실 자문위원장직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윤실은 손 교수가 사임을 철회했다고 밝혔으나, 이로 인한 고심과 마찰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사건은 소위 복음주의 기독교계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그간 한국교회의 복음주의권에는 순수한 복음적 기독교인들, 복음주의를 표방하며 정체를 숨겨 온 좌파들, 그리고 복음적 신앙을 갖고 있으나 알게 모르게 좌파 사상에 경도된 이들이 혼재돼 있었다. 그런데 현 정권의 친북 좌편향적 행보가 점점 심해지면서 복음주의권에서 많은 이들이 각성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이들이 복음주의권 내 좌파들 및 좌파에 경도된 이들과 충돌하게 된 것이다.

따지고 보면 홍정길 목사와 손봉호 교수는 복음주의권에서 좌파라는 비판을 가장 많이 받았던 인물들이다. 특히 홍 목사는 남북나눔운동에 앞장서고, 좌파 성향 단체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왔을 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하야하라는 서신을 발표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랬던 그가 최근 잇따라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부르짖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허나 자신의 신념을 설교로 피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가 진정 이번 총선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면, 먼저 스스로의 거취를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행보가 본의 아니게 反(반)자유민주주의 세력을 이롭게 한 부분이 있다면 통렬히 회개하고, 여전히 그 세력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것이 있다면 철저히 절연해야 한다.

홍정길 목사와 손봉호 교수 등은 분명 복음주의권에서 개혁적 이미지와 대중적 인기를 가진 지도자들이다. 이들이 보다 선명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면, 대한민국 교회와 사회에 매우 큰 유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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