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과 통추위에 전권 위임… 27일 총회는 지연될 전망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이하 한교연)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구속과 상관 없이 양 기관 통합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한교연은 25일 오전 11시 군포제일교회에서 제9-1차 실행위원회 및 임시총회를 열고 통합 총회의 날짜와 장소에 대한 전권을 대표회장과 통합추진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단, 지난 21일 권태진 목사와 전광훈 목사가 만나 통합총회 시기를 오는 27일로 합의했으나, 이는 시일이 너무 급박한 만큼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전날 전광훈 목사가 구속됨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그동안 급물살을 탔던 양 기관 통합이 큰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사무총장 최귀수 목사의 보고에 따르면, 권태진 목사와 전광훈 목사는 지난 21일 만나 통합을 위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내용에는 “한교연과 한기총은 조건 없이 통합한다”, “양 기구의 역사를 존중하며 계승한다”, “통합총회의 대표회장은 양 대표회장을 공동대표로 추대한다” 등 총 11개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통합 총회를 오는 27일로 했었다.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전 목사가 구속된) 현 상황에서 통합을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행보가 아니냐”, “호랑이굴로 들어갔다가 잡히면 어떻게 하느냐”, “우리가 한기총과 전 목사를 제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수는 “통합의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특히 권태진 목사가 통합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권 목사는 “전광훈 목사님이나 저나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잠시 지나갔다가 풀잎처럼 사라지는 존재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어차피 하나돼야 한다. 누가 구속됐다고 해서 영향받을 사안이 아니다. 10년, 20년을 크게 보며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가까이만 보면 통합을 할 수 없다. 우선 통합을 해놓고 (더 훌륭한) 새로운 지도자가 나와서 이끌면 더욱 좋은 것이다. 총선을 두고 합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큰 틀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고, 실행위원들은 통합추진위를 중심으로 빠르게 추진하자는 데 동의를 표했다.
한편 한기총 역시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