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북한’ 에리트레아 위한 박해 상처 치유 교육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VOM “믿음 지키려 갇히고 고문당하는 교회 지도자 많아”

▲현숙 폴리 대표가 트라우마의 정의와 극복 방법에 관하여 에리트레아 교회 지도자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가 트라우마의 정의와 극복 방법에 관하여 에리트레아 교회 지도자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에리트레아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 말씀으로 박해의 트라우마를 치유받고, 동일한 상처를 입은 자들을 돕고 있다고 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전했다.

한국 VOM은 최근 에리트레아 교회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트라우마 치유법을 가르쳤으며, 이들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교인들을 도울 수 있는 훈련도 함께 받았다. 트라우마 치유 훈련에 참여한 총 36명의 에리트레아 목회자들 중에는 폐쇄된 국경을 넘어온 이들도 있었고, 에티오피아 북쪽 국경과 맞닿아 있는 에리트레아 난민 캠프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에리트레아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에리트레아는 오랜 세월 기독교인들을 극심하게 핍박해 온 나라 중 하나다. 사람들은 에리트레아를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부른다. 에리트레아의 대통령이 북한의 우상숭배를 똑같이 따라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VOM에 따르면, 에리트레아는 4개의 종교만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조차 매우 엄격하게 감시하고 규제한다. 개신교에서는 루터교회만 인정되고, 그 외 다른 복음주의 교회들은 결국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같은 의식도 철저히 비밀리에 치러진다. 또 10년 이상 감옥에 갇혀 고문당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죄수들을 뜨거운 사막에 놓인 선박용 철제 컨테이너에 갇혀 지내고 있다. 가혹한 핍박 때문에 많은 기독교인이 이웃 국가인 에티오피아로 탈출하여 그곳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번 훈련에서 만난 한 여성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이 여성의 남편은 몇 해 전에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했으며, 자신도 독방에 갇혔다가 교도관에게 강간당해 에이즈에 감염되고 말았다. 나중에 풀려났지만 너무 수치스러웠기 때문에 가족들에게조차 이 사실을 숨겼으며, 약 때문에 병원에 갈 때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어깨에 걸친 숄로 얼굴을 가렸다고.

그녀는 “이 여성을 만나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시편 34편 4~5절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 내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도다 그들이 주를 앙망하고 광채를 내었으니 그들의 얼굴은 부끄럽지 아니하리로다’ 말씀 암송을 권유했다. 수치심이 들 때마다 이 구절을 큰 소리로 외우라고 권면했다. 마침내 수치심을 극복한 그 여성은, 수치심 때문에 남몰래 고통당하는 똑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위해 자신이 매우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가 감옥에서 당한 일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힘들어하는 기독교인 여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가 감옥에서 당한 일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힘들어하는 기독교인 여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작년 에티오피아 총리가 에리트레아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있어도 에리트레아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가 국경을 서로 개방하기로 협상하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에리트레아는 자국의 국경을 다시 폐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갇혀 고문당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많다.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고, 감옥에서는 나왔지만 고질병과 장애를 안게 된 사람도 있다. 그들은 평안을 주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며, 자신들이 겪은 고통을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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