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보호 위한 예배 제한, 성경 실천하는 것”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현 상황과 공예배에 대한 성찰 발표

공예배, 매우 중요하지만 절대화시켜서도 안 돼
제한 조치, 편의적·자의적으로 취하지 않게 해야
전염병, 구체적 대상 징벌로 말하는 것 조심해야
두려워 말자, 주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신다

▲고려신학대학원 전경.

▲고려신학대학원 전경.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주일예배 모임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고려신학대학원(원장 신원하 교수) 교수회가 27일 “국가적 비상상황과 공예배에 대한 신학적·목회적 성찰”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신총회 신학위원장의 요청으로 작성한 이 글에서 “특히 성도들 가운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들이 생겨나면서, 급기야 주일예배를 취소하고 온라인 예배 등과 같은 대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로 16일 주일부터 일부 교회들이 이미 인터넷을 통한 예배를 시행하면서 한편으로 이 현상이 주일 성수와 공예배의 중요성을 약화시키게 된다는 우려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예배의 중요성에 대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도, “우리 신앙고백서가 가르치고 있듯이 공예배를 절대화시키는 위험에 빠져서도 안 된다”며 “무지와 미신에 빠져있었던 중세 시대의 신자들은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믿고 예배당으로 몰려들기도 하였지만, 그것이 오히려 전염병을 더욱 확산시켰던 역사적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종교개혁가들도 주일 성수에 대하여 매우 엄격한 입장을 취하였다”며 “하지만, 전염병이 돌았을 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규범을 벗어나지 않는 한 피신을 가장 지혜로운 방법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비록 칼빈이나 루터와 같은 위대한 목회자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남아있는 환자들을 돌보기도 하였지만 성도들이 예배당을 떠나 피신하는 것까지 금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교회가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성도들을 일정기간 격리시키는 것은 성경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레위기와 민수기의 정결법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교회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염병에 걸렸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도들의 예배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위의 말씀들을 적절하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와 같은 예배들이 공예배의 중요성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공예배 외의 특별한 형태의 예배들은 편의적이거나 자의적으로 시행되어서는 안 되며, 당회의 결정과 감독에 따라 질서 있게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 성도들은 당회의 결정이 미흡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지 않는 한 순종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이와 같은 전염병들은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하나님의 섭리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 발생을 어떤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며 “또한 전염의 위험 때문에 예배 처소에 모이지 않은 성도를 성급하게 불신앙으로 정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과 본질에 있어서 동일한 것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또 “역병의 유행은 종말의 징조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성도들은 깨어 기도하여 주님의 재림을 소망하며 거룩한 삶을 살기를 힘써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교회는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아야 하고 이웃들에게 필요한 예방 물품들을 공급하기를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코로나의 위협 속에서도 신자들은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신자들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거나 걸리더라도 낫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지키실 것이라는 약속을 주님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개혁신앙의 선배들은 극한 환란과 고난 속에서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유일한 위로는 나는 나의 것이 아니요, 몸도 영혼도 나의 신실한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1문)이라고 고백하면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였다. 이 신앙이야말로 오늘 우리 성도들에게 가장 필요한 개혁신앙의 힘이요 유산”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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