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사무소 윤재덕 소장 “압수수색 회피용인 듯”
중대본의 요구 반나절 만에 제출, 오히려 의아
그간엔 덜 제출해, 이번엔 더 제출해 문제인 듯
신천지가 그동안 공개를 기피해왔던 교육생 명단을 정부의 27일 공식 요구 반나절 만에 제출한 것에 대해, “압수수색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대량 확산과 신천지의 연관성을 고발해 왔던 종말론사무소 윤재덕 소장은 “그토록 내놓지 않으려던 (교육생 명단) 카드를 너무 쉽게 내놓은 사실이 의아하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신천지가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국내신도 21만 2,324명과 해외신도 3만 3,281명 총 24만 5,605명의 명단을 제공한 이후,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는 해당 명단과 정부가 확보한 명단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약 7만 명으로 추정되는 교육생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신천지는 교육생에 대해 정식 교인이 아니기에 임의로 제출할 수 없다고 거부해 왔으나, 이번에는 예상 외로 24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신속하게’ 약 6만 5천 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윤 소장은 중대본의 요청과 신천지의 신속한 명단 제출 사이 반나절의 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에 주목했다. 바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신천지에 대해 역학 조사를 방해 혐의,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 비자금 조성 및 정치권 로비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고소한 사건이다.
특히 전피연은 신천지 본부와 청도대남병원, 대구 신천지 집회장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전체 신도 명부, 대남병원 장례식장 CCTV를 확보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신천지를 향한 ‘압수수색’ 촉구는 수많은 언론들을 통해 즉각 보도됐다.
문제는 반나절 만에 제출했다는 6만 5천여 명에 달하는 교육생 명단의 신빙성이다. 윤 소장은 지난 1월 12일 신천지 총회 녹취록을 근거로 오히려 상당한 허수가 포함된 숫자로 예상했다. 신천지 신도만 사용이 가능한 비공개 어플인 위아원에 남아 있는 탈퇴자들의 개인정보와 평소 신천지가 포교의 한 방법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 정보들이 대거 포함됐을 것이라고 윤 소장은 추측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요청한 7만에 근접한 6만 5천에 달하는 명단을 긴급하게 제출하며 구색을 맞춘 건, 바로 ‘압수수색만은 피해야 한다’는 신천지의 ‘꼼수’였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윤 소장은 “신천지는 감출 것이 더 많고, 그 감출 것보다는 교육생의 명단이 덜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든 명단을 제출했으니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만큼은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윤 소장은 “그간 신천지의 정보 제출이 덜 제출해서 문제였다면, 지금은 더 제출해서 문제로 보인다. 제출하지 말아야 할, 어쩌면 가지고 있지 말아야 할 정보까지 제공하며 꼼수를 부리는 정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