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명의 목회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시민단체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가, 목회자들의 설교 등에 대한 선거법 위반 가이드라인을 담은 책자를 20일 각 교회에 일괄 배포했다. 제목에는 “교회와 목회자를 위한 공명선거 캠페인”이라고 적혀 있다.
평화나무는 이번 책자에서 “교회와 목회자가 조심해야 할 상황”과 “후보자가 조심해야 할 상황” 두 가지로 나눠 선거법 위반에 대한 내용을 세세하게 기재했다.
이에 따르면 출석 교인 A 집사가 출마할 경우 출마 소식에 대한 단순 소개는 가능하지만 A 집사가 당선되도록 기도하자는 발언은 위반사항이다. 특정 당이 승리하기를 기도하면 안 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한 통상적 기도만 가능하다.
주보 별도의 란에 후보자를 소개하는 내용을 게재해서도 안 된다. 출석 교인이 아닌 후보자가 참석했을 경우에는 ‘그냥 조용히 예배만 드리고 가도록 안내’하는 것이 가장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후보자가 예배위원일 경우 사전이 미리 공지하지 않고 대표기도 등의 순서를 맡기면 위반의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는 ‘특히’ 조심해야 할 상황을 기재했다. 교회 건물과 마당에서 명함을 배포하면 안 되며 교회 건물과 마당 등 ‘교회 울타리’ 안에서는 해당 교회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선거운동이 철저히 금지된다고도 했다. 다른 교인들과 통상적 인사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고 명시했다.
평소 출석하던 교회가 아닌 경우에는 ‘인사도 조심’하라고 기재했다. “평소 교회를 다니던 교인이 아닌 후보자의 경우 ‘티를 내어’ 교인들과 인사하는 것도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일날 예배를 드리기 위해 근처 교회를 찾았다면 ‘조용히 예배를 드리고’ 교회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평화나무는 현재 한국 주요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교계 한 연합기구 관계자는 “교회가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어느 한쪽에 편향되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미 그 단체가 그동안 정치적으로 편향성을 보여온 상황에서 공명선거 캠페인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