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종교 자유 있다고? 탈북 기독교인들 ‘격분’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북기총,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한 최재영 목사 규탄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빌립 목사)는 2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규탄했다. ⓒ송경호 기자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빌립 목사)는 2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규탄했다. ⓒ송경호 기자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는 한 목사의 주장에 대해, 탈북민으로 구성된 목회자들이 “기독교인이자 목사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북한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가”라고 규탄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이빌립 목사, 이하 북기총)는 2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당국의 기독교 박해와 지하교회 유무 논란에 대한 북기총 입장문”을 발표했다.

논란이 된 최재영 목사는 스스로를 ‘NK VISON 2020’ 대표라고 밝히며 최근 주사파 매체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했다. 그는 북한 전역에 합법적 가정교회 500곳이 있다며 “북측은 가정교회를 공식 교회로 인정하지만, 지하 교회는 불법으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하 교회는 있을 수가 없다. 북한에 지하 교회가 있다는 주장은 사기”라고 했다.

그가 지난해 펴냈다는 ‘북녘의 교회를 가다’, ‘북녘의 종교를 찾아가다’, ‘북 바로 알기 100문 100답 1’에서는 “북조선 사회는 분명히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어 있으며 종교를 억압하거나 핍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공화국 정부는 해방 후 그리고 전쟁 후 지금까지 시종일관 종교인들에게 신앙생활의 자유를 법적으로 담보해 주고 있다”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서기장 목사의 발언을 그대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친일·친미·반공을 미덕으로 알아 왔기에 미국식 제국주의가 기독교에 뿌리내렸다며, 북한선교를 제국주의적 내지 공격적 선교방식으로 가지 말고 민족의 관점에서 내재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나라 엄중한 시기임에도 격분 참지 못해 기자회견
북한 복음화와 신앙 위해 목숨도 내놓는 현실 무시
현실을 경험한 3만 4천여 명 탈북민, 거짓말 못해
목사의 양심 저버리고 북한 정부 하수인 노릇하나

▲강철호 북기총 전 회장이 최재영 목사에 대해 “기독교인이자 목사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북한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강철호 북기총 전 회장이 최재영 목사에 대해 “기독교인이자 목사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북한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북기총 관계자들은 이날 “기사를 보고 끌어오르는 격분을 참지 못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엄중한 시기임에도 한국교회에 올바른 사실을 호소하고 싶다”고 기자회견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빌립 북기총 회장은 “그동안 북한 선교를 해온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와 한국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이 지하교회 성도들과 접촉하고 복음이 들어갈 수 있도록 목숨까지 내놓는 사례가 많고, 예수를 믿는 자들을 핍박받는 현실에도, 이런 것을 부인하고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고, 지하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기에 바른 북한선교가 무엇인지 정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철호 북기총 전 회장은 “최 목사라는 분이 스스로 북한을 많이 드나들면서 북한의 현실을 잘 봤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북한에서 살다 자유를 찾아 온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격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살아오며 제일 박해를 받는 이들이 기독교인들이라는 것을 보았다. 탈북민 중에서도 중국에서 교회를 가거나 선교사를 만났다는 것 때문에 북송되어 보위부에서 더 엄한 처벌을 받는 사람도 많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기독교인이자 목사로서 양심을 저버리고 북한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가. 신앙적·사상적 검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목사는 “지금도 북한에 성경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라며 “북한은 이들을 단순한 종교행위자가 아닌 간첩이라는 정치적 누명을 씌우고 처형하고 있다. 다시는 최 목사 같은 이들이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국교회가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지금도 6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 그분들이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인가. 아니다. 모두 선교사이고 목사”라며 “이분들은 북한 동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억류된 사람들이다. 그분의 이야기대로 종교의 자유가 허용된다면 그들이 억류될 이유가 무엇인가. 그 잔인성을 똑똑히 봐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북기총 목양국장 김강오 목사는 “감히 목사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겠다”며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북송되어 보위부에서 취조를 받으며 느꼈던 것은, 북한은 철저하게 기독교를 박해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 제일 경한 처벌이 정치범수용소이고 중하게는 총살까지 한다. 무슨 이유가 있길래 북한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 주변에는 예수를 믿었다는 이유로 18, 20살에 수용소에 끌려가 17년간 핍박을 당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34,000명의 탈북민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탈북민은 분노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재영 목사는 지난 2018년 국가보안법(탈출·찬양·고무·회합·통신 등)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손정도목사기념학술원’, ‘동북아종교위원회’, ‘남북동반성장위원회’, ‘오작교포럼’의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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