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기총 “최재영 씨, 목숨 바쳐 복음 전한 이들에게 사과하라”
북한 보위부 영상, 신앙인 차덕순의 ‘지하조직망’ 공개
北 정권의 잔혹한 박해 속에서 살아남은 기독교인들…
북한의 지하교회는 대북 선교사들이 한국의 교회나 교단에 보고용으로 꾸며낸 존재라는 주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직접 제작한 영상에 지하교회의 존재를 거론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NK VISON 2020’ 최재영 대표는 최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일방적인 선교대상으로 삼지 말고 문화동반자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북조선에는 종교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며 종교를 억압하거나 핍박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그는 평양신학원을 통해 목회자가 지속적으로 배출되어 500개가 넘는 가정교회가 존속되고 있으며, 이는 노동당과 조선그리스도교련맹(조그련)이 승인하고 공인하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합법적 교회라는 기존 북한의 주장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지하교회가 있다는 주장은 교회 설립을 명목으로 자금을 제공 받은 선교사들이 한국교회에 ‘보고용’으로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밝히며 거주와 활동 반경이 공개되는 수직적 시스템상 “지하교회가 세워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일 북한기독교총연합회(대표 이범렬 목사, 이하 북기총)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북한 내에서 신앙활동을 한 ‘차덕순’이라는 여성을 체포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오히려 지하교회의 존재를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 이 영상은 북한 당국의 황해북도안전보위부 반간첩투쟁전람관 제작으로 추정되며, ‘순교자의 소리’에서 최초 공개한 바 있다.
차덕순은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갔다가, 북한의 표현을 빌자면 “목사의 위장된 신분을 가진 남조선 괴뢰”에 의해 반공화국 종교교육을 받아 간첩이 되어 돌아와 종교교리를 선전했고, 지하교회를 뜻하는 ‘지하종교망’을 조직했다”고 한다.
북기총은 이에 대해 “북한 정권의 잔혹한 박해 속에서 살아남은 기독교인들은 부모들이 남겨둔 성경책 한 권을 목숨으로 지킴으로써, 또 함께 박해 가운데 살아가는 이들과 가정을 맺는 것으로써, 또한 아픈 자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위로해 주면서 복음을 전파하며 자신들의 신앙을 목숨으로 지켜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1990년대 식량난을 피해 중국으로 탈북한 많은 탈북민들 중에는 중국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복음을 들고 북한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 복음을 증거하고 지하교회를 세운 이들이 적지 않았다”며 “북한에 믿음의 뿌리들을 찾아내고 그들과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면서 북한 지하교회가 점차 활기를 띠게 되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지하교회에 대한 단속과 북한주민들을 교육을 통하여 지하교회와 신앙인들을 색출해 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에 대해 “북한 황해북도 보위부가 반종교 교육을 위하여 만들어낸 것이다. 충분히 북한의 기독교 박해와 지하교회의 실상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봉수교회를 세우고 가정 교회 500개를 허락하므로, 이미 신앙의 자유가 주어졌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과거에는 종교계의 이름으로 남한의 유신체제를 비판하고, 현재에 와서는 종교계와의 교류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였을 뿐 신앙의 자유를 위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북한의 가정 교회는 가보았다는 극히 일부 사람들의 증언 외에는 교회의 존재에 대하여 아는 사람들이 전혀 없다. 특히 최근에 탈북한 많은 탈북민들조차도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기총은 “최재영씨는 북한의 지하교회는 없으며, 선교사들이 교회나 교단에 보고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면서, 그동안 북한의 영혼들을 위하여 목숨 바쳐서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과 그들을 위해서 기도했던 많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 최재영 씨는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