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교회 2곳 뒤늦은 명단 제출도 작용한 듯
대구시가 신천지(교주 이만희)의 일부 시설에 무기한 폐쇄조치를 명령했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가 위장교회 2곳에 대한 미입교자 명단을 뒤늦게 제출하는 등 방역에 빈틈을 제공한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시는 코로나 19 재확산을 방지하고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함께하기 위해, 신천지 교회 및 부속시설 51개소에 대해 폐쇄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신천지 교회 소유 임차시설 37개소는 오는 25일부터 별도 명령 시까지 무기한 폐쇄조치 하고, 신천지 교인 등 개인 소유시설 7개소는 4월 7일까지 2주간 폐쇄를 연장한다. 사택 및 숙소로 파악된 7개소는 외부인 출입금지조치가 별도 명령시까지 무기한 연장된다“고 밝혔다.
이어 “금일 중으로 신천지 교회 및 부속시설의 폐쇄 명령서를 부착하고, 시설 관리인에게 폐쇄 조치를 통보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대구시는 폐쇄시설 출입 행위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신천지 신도들이 이 같은 조치가 가혹하다며 반발한다는 질문에는 “신천지에 가혹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의무라 생각한다. 신천지 교인들로 인해 대구가 너무 고통을 받았다. 일부 이야기에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에 대한 관리가 느슨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와 소규모 모임에 대한 특이사항에 대해선 “모니터링이 느슨하지 않다. 신천지 교회와 신도들 스스로도 자기들이 혹독한 시련을 겪었기에 상당히 조심하고 있는 편”이라며 “집단 거주시설을 중심으로 매일 순찰해서 접촉하거나 삼삼오오 모이는 것을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고 했다.
권 시장은 “자가격리 상태였을 때처럼 관리할 수는 없다. 너무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명령을 통해 삼삼오오 모이지 말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그에 따른 단속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장교회 신도 47명 명단 뒤늦게… ‘방역 사각지대’ 방치 논란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는 위장교회 소속인 신도 47명을 2차 행정조사 이후인 지난 19일에 제출했다. 이번 명단은 신천지 대구교회가 애초에 대구시에 제출한 교인 명단에서 누락되어 있었고, 디지털 포렌식 조사에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신천지 측은 이에 대해 이들이 정식 등록교인이 아닌 ‘미입교자’이기 때문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보통 신천지의 위장교회는 일반인들이나 기존 성도들이 볼 때 정통교회와 큰 차이가 없다. 예배를 드리거나 성경공부를 했던 이들조차 이곳이 신천지임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기존의 신천지 신도들이 자주 오갈 수밖에 없는 특성상 그들과 접촉이 불가피한 상태에서도, 신원이 드러나지 않았던 미입교생들을 방역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