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적한 신천지 ‘위장포교’… 법원 “철저하고 교묘해”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지난 1월 ‘청춘반환소송’ 재판부 “협박행위와 유사”

모략전도 등 포교방법 ‘반사회적’, 법적 근거 있어

▲신천지 신학원(센터) 자체 홍보영상 중 한 장면. 신천지는 위장 포교 방식인 ‘모략전도’를 통해 6~7개월 동안 교리교육을 거쳐 익숙해진 이들에게 신분을 드러내는 식으로 확장해 왔다. ⓒ신천지 홈페이지 캡쳐
▲신천지 신학원(센터) 자체 홍보영상 중 한 장면. 신천지는 위장 포교 방식인 ‘모략전도’를 통해 6~7개월 동안 교리교육을 거쳐 익숙해진 이들에게 신분을 드러내는 식으로 확장해 왔다. ⓒ신천지 홈페이지 캡쳐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신천지가 운영하는 사단법인 ‘새하늘 새땅 증거장막성전 예수선교회’이 설립 취소를 발표하면서, 신천지의 반사회적인 포교방법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박 시장은 신천지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벗어난 반사회적 단체’라고 규정하며 “모략전도, 위장포교 등 불법적인 전도활동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성경공부나 문화예술, 취미활동을 하자는 식으로 접근한 다음 6~7개월간 철저한 세뇌 교육과정을 거친 후에 정식 신도로 인정하는 ‘매우 교묘하고 계획적인’ 전도활동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타 종단의 명의나 마크를 무단으로 사용해 신천지의 실체를 모르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포교하는 ‘위법 사례’도 적시했다. 심지어 2019년 9월에는 서울시청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속여 젊은이를 모았으며, 뒤늦게 신천지교임을 파악한 피해자가 서울시에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박 시장이 자칫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반발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사단법인 취소를 단호하게 밀어붙일 수 있던 배경에는, 신천지 피해자들이 신천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신천지의 모략전도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일부 승소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이른바 ‘청춘반환소송’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8년 신천지 탈퇴자 3명이 신천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재판부는 신천지 서산교회에 탈퇴자 A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올해 1월 판결을 내렸다.

신천지임 알리지 않고 문화체험 등 명목으로 교리교육
피전도자가 의심하면 위장 신도가 교묘하게 관리 나서
정당한 결정이나 충분한 정보 전달받지 못하도록 차단
종교 자유 넘어 사기 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 유사

당시 재판부는 “신천지예수교회 소속이라는 것을 전혀 알리지 아니한 채 문화체험 프로그램 또는 성경공부라는 명목으로 교리교육을 받게 했다”며 “만약 피전도자가 신천지라는 것을 의심하면 피전도자와 같이 전도를 받는 사람들로 위장한 신도들 등이 더욱 철저하고 교묘하게 피전도자를 관리”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그 의심을 배제시켜 어느 정도 교리에 순화될 때까지(일명 ‘씨가 심겨질 때까지’) 숨기고 있다가 그 이후에 신천지예수교회 소속이라는 것을 밝히는 형태의 전도방법(이하 ‘이 사건 전도방법’이라 한다)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대상자가 정당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충분한 정보를 전달 받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하여 행위자들이 신천지예수교회 소속이라는 것을 은닉한 채 대상자에게 배려와 친절을 베풀고 객관적 사실을 알려주는 주위 사람과도 그 관계를 끊게 하거나 악화시키는 형태로 이루어졌다”며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 “대상자가 신도로 포섭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행하였는 바 이는 그 대상자로 하여금 포섭행위자들이 베풀던 친절과 호의 등에 이미 익숙해진 상태에서 그러한 친절과 호의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외톨이가 될 수 있다는 등의 불안심리 등을 이용하여 사실상 자유의지를 박탈한 상태에서 피고교회 등의 신도가 되도록 유도한 것으로 헌법에서 보호하는 종교의 자유를 넘어선 것이고, 사기범행의 기망이나 협박행위와도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에 “가족이나 기존 지인들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한 심적 갈등과 피고 교회에서 탈퇴하기까지 배신감과 자괴감 등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원고의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모략전도와 밀접한 ‘추수꾼’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특전대’라는 이름이 노출된 신천지 내부 최신 자료들도 공개해, 신천지 위장포교의 반사회성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전한길 선관위

전한길 강사의 외침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

이 글은 전한길 강사가 2025년 1월 19일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서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라는 주제로 열변을 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칼럼이다. 최근 많은 분들이 내가 왜 이처럼 목소리를 내는지, 그리고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궁금…

갑바도기아 토칼리 동굴 교회

갑바도기아 동굴 교회 성화들, 눈이나 얼굴 벗겨진 이유

동굴 교회들, 어디든 성화로 가득 비둘기 알과 물 섞어 사용해 그려 붉은색은 포도, 노란색은 샤프란 갑바도기아, 화산 활동 지형 변화 동굴에서 박해 피하며 성화 그려 무슬림, 성화 눈 빼고 얼굴 지워 오전 8시가 지나자 ‘록타운(Rock Town)’ 여행사 안내직원…

예장 개혁 정서영 총회장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아”

한기총 “사랑의교회, WEA 재정 지원 중단해야”

재정 지원 급급, 매관매직 우려 봉사 경력 2-3년에 부총무 임명 종교다원주의 의혹 해소가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에서 ‘사랑의교회는 WEA에 대한 재정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친이슬람, 친중 인사인 사무엘 창 부총무는 사…

뭉크

<절규> 에드바르트 뭉크가 그린 <골고다>

십자가 그리스도 주위 군상들 기독교 없는 고통과 갈등 초점 사적 감정 토로할 이미지일 뿐 현대 예술, 문화적 자살인가?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를 말할 때 떠오르는 것은 (1893)라는 작품이다.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는지 이 작품은 뭉크의 대…

조명가게

<조명가게> 구원 서사, 감동 있지만 효능감 없는 이유

OTT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 이곳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배우 주지훈과 박보영을 비롯해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

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넷째 날

“복음 없는 통일은 재앙… 性오염 세력에 北 내주면 안 돼”

제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북한구원 금식성회) 넷째 날 성회가 에스더기도운동(대표 이용희) 주최로 경기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1월 16일 진행됐다. ‘분단 80년,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에 7:3)’라는 주제로 전국과 해외에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