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0명 이상 모임 금지’ 애틀랜타 한인 교회들 상황

애틀랜타=앤더슨 김 기자  atldaily@gmail.com   |  

목회자들 “겸손하게 기도해야 할 때” 한 목소리
‘불안과 우울한’ 성도들 상담하지 못해 ‘발 동동’
장년층부터 실시간 예배 참석 못하는 경우 많아

▲아틀란타 벧엘교회 홈페이지.

▲아틀란타 벧엘교회 홈페이지.

미국 애틀랜타 한인교회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있다. 초반 중대형교회 중심으로 온라인 예배가 진행됐으나, 이러한 움직임이 작은교회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 23일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0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연합장로교회, 한인교회, 섬기는교회, 아틀란타벧엘교회, 중앙장로교회 등 일정 규모 이상의 교회들은 이미 3월 초·중순 부터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소형 교회들도 체온 체크, 손 소독, 6피트 이상 떨어져 앉기, 마스크 착용 등의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모임을 가졌으나, 향후 ‘온라인 예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환경이 잘 갖춰진 교회들은 교회 홈페이지에서 바로 생방송을 진행하거나 1부 예배를 찍어 예배 시간에 맞춰 송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성도 수가 많지 않은 교회들은 대체로 유튜브,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이브 등 한인들에게 친숙한 SNS를 통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 예배 환경에 익숙한 젊은이들은 잘 적응하고 있지만, 노년층은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목회자들은 이들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헌금 역시 카드 결제나 온라인 송금이 어려운 경우, 주중 교회를 방문해 헌금함에 넣고 가거나 다시 예배를 드리러 올 수 있을 때 모아서 오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대부분 교회는 적어도 4월 초까지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며, 부활주일(4월 12일) 예배는 함께 모여 드리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한국에서 오가는 성도들이 적지 않은 연합장로교회(담임 손정훈 목사)의 경우 한국에서 상황이 악화될 때부터 이미 한국이나 외국에서 방문하는 이들과 가족, 접촉자들에게 자가 격리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고 미국에서도 바이러스가 번지기 시작하자, 15일부터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손정훈 목사는 ‘성도님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당회의 결정을 조심스럽게 전하면서 “구약 시대에 바벨론 군사들이 성전을 불태워 버리고 많은 백성들을 포로로 끌고 간 후, 유대인들은 전 세계로 흩어져 디아스포라(diaspora) 이민자로 살게 됐다”고 전했다.

손 목사는 “그들은 바벨론 강가에서 슬피 울며 옛 성전을 그리워했는데, 그들은 곧 절망을 딛고 일어나 쫓겨난 그곳에 모여 회당(Synagogue)을 이루며 하나님을 예배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비록 성전에서 예배하지 못하게 됐지만, 온라인의 세계를 회당 삼아 머무는 곳곳에서 예배하는 영적 유목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권면했다.

아틀란타한인교회 김세환 목사도 미 연합감리교회 북조지아연회 감독의 공지사항을 전달하면서, 지침을 따라 지난 16일부터 모든 예배와 공식 모임들을 실시간 동영상 내지 잠정적 휴식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는 누구보다 주님을 사랑하고 예배를 소중히 여기지만, 사랑하는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에 몰아 넣으면서 모험을 할 수는 없다”며 “이 어려움을 통해 교회가 얼마나 소중하고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머지 않아 이 시간을 평범하게 지나간 과거 이야기하듯 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조금 더 힘내셔서 잘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애틀랜타 목회자들은 전반적으로 정부의 지침을 따르면서 모임을 자제하고 있지만, 목회자들과 최소한의 스탭이 모여 예배를 준비하고 교회 행정 업무를 보는 한편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자택 격리와 외출금지 명령이 본격화되면서, 일상적인 삶을 잃어버린 성도들 가운데 극심한 불안과 여러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을 전화 등 온라인으로만 상담하고 기도해 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부활동 제한으로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성도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교회들도 있다.

중앙장로교회(담임 한병철 목사)는 당분간(3/1일부터 소급해) 교회 헌금의 십일조를 교인 구제 및 외부 특별 헌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필요한 경우 특별 재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이 필요한 경우 목회실과 상담을 거쳐 상품권, 푸드바우처 등을 제공한다.

한 개척교회 목회자는 “성도들 가운데 가벼운 공황장애까지 오는 경우가 있는데, 심방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조심스럽게 안전 수칙을 지키며 짧게 라도 방문하고 기도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중형교회 목회자는 “젊은 층은 온라인 환경이 익숙한 편이라 예배나 헌금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지만, 장년층부터는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실시간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차라리 집에서 티비로 방송되는 한국 채널에서 방송을 보겠다고 하셔서 그러라고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남궁전 회장은 “너무 가슴 아프고 답답하다. 누가 더 옳다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침묵하고 기도하며 회개해야 할 때 아닌가”라며 “예배는 반드시 성전에서 드려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방송 예배를 드리지만, 결코 이것이 본 예배의 ‘대체품’이 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궁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뒤, 30%나 들어오면 정말 다행이다. 이제 1-2주 정도 온라인으로 드리는데 벌써 이러면 한 3개월 후 어떨지 앞이 깜깜하다”며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흐트러진 예배 생활을 다시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 기도하며 이 시기를 이겨내자”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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