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엇갈리지만 변고 생겼다는 데는 한목소리
허광일 위원장 “식물인간 되었거나 이미 사망”
장세율 대표 “내부 분위기 보면 분명 뭔가 있어”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북한인권단체 대표들이 김정은의 사망설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며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설립자 황장엽) 위원장은 1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식물인간이 되었거나 이미 사망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4월 14일 잠적 이후 뉴스에 나오지 않았고 이런저런 소문이 파다했다. 15일(김일성의 생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북한의 사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살아 있다면) 체제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조작된 사진이라도 올렸어야 했는데, 분명 이미 사망했고 후계구도를 만들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조율하거나 상반된 의견 때문에 발표를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 원인으로 심장병 수술 후유증 외에 북한 정권 내부 사변 혹은 외부 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도 제기했다.
허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북한에서 사변이나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4일부터 미사일 발사가 계획되어 있었는데 사고가 있었을 수도 있다. 내부적인 반대 세력이나 (해킹 등) 외부의 소행 모두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장성들의 사생활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내부적인 통제와 감시를 강화했다. 그만큼 군부의 최측근에 대해 믿지 않았다는 것으로, 충분히 쿠데타와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은 백두산에 오를 때 다리를 절면서 현장지도를 하는 모습도 내보냈다.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인민들의 경제 현장을 지도하며 몸까지 상해가며 북한 주민의 동정심을 유발하곤 했는데, (살아 있다면) 하다 못해 입원한 모습이라도 올려야 했다. 내부적인 상황을 봤을 때 김정은은 끝났다”고 말했다.
북한 해커양성대학으로 알려진 김일정치군사대학(미림대) 출신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도 “북한 내부 분위기를 봐서는 분명히 무언가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대표는 “최근 북한 도당들이 강연을 하면서, 서두에 최고 영도자에 대한 유언비어를 경계하고 경각심을 높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일절 말을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해도) 웬만하게 하는데 현재 북한 내부가 상당히 들쑥날쑥하다. 주민들이 궁금해하면서 내부 정보들을 나르는데 도당들이 그런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무릎 관절 수술을 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주민들이 ‘이게 뭐지’ 하고 궁금해하며 서로 모이면 아예 그런 분위기를 싹 잡아버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절 그 누구하고도 최고 지도자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다. 해외에 불법 전화도 절대 하지 말라고 단속한다. 분명히 내부에 무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훈 사령관 “사망 속단은 가벼운 행동, 심사숙고해야”
김성민 대표 “수많은 설에 지쳐, 북한 주민 계몽이 시급”
반면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이하 북민전) 사령관은 “지금은 아직 심사숙고해야 할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북한 군사 정보 수집 활동을 펼쳐온 최 사령관은 “김정은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일반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중앙당에서도 김정은의 행보에 대해 잘 모르고 최측근 몇 명만 알고 있다. 뇌사에 빠졌다거나 죽었다는 소식은 헛소리”리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통해서 북한 내부에 이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평양은 물론 전국에 퍼졌지만 북한이 김정은의 통제력에서 벗어났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인 것은 맞다. 하지만 벌써 소문이 퍼진 지 1주일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 숨기고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여전히 김정은이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그는 “사망을 속단하는 것은 가벼운 행동이라고 본다. 지금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나도 북한 내부와 매일 통화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알지만, 정확한 사실을 지금 누가 알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인민군 212군부대 대위 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하도 많은 설에 지친다”며 “김정은의 사망 이후 누가 후계구도가 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에 대한 계몽과 각성운동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3대 세습이 모자라 3.5대 세습까지 한다는 것은 북한 주민과 북한의 민주화와 자유화를 우해 투쟁해 온 활동가들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세습은 불가하고 북한의 주인은 북한 주민들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방송이나 전단을 통해 외부 정보를 북한 사회에 알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