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AIDS Acquired ImmunoDeficiency Syndrome)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에 의해 발생한다. HIV에 감염된 후 치료를 하지 않으면 보통 9년에서 11년 내에 사망하는 병이다. 주요 감염경로는 HIV감염인과의 성관계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외 마약주사 공동 사용, 혈액제재에 의한 감염, 수직감염 등이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남성 간 성행위(MSM Men who have Sex with Men )가 가장 흔하다. UNAIDS,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HIV 감염위험이 남성 동성 성관계자가 일반 남성보다 22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트랜스젠더 그룹도 12배나 높은 신규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은 1995년, 수혈로 인한 감염은 2006년, 수직감염은 2014년 1례가 마지막 사례로 보고됐다. 약물투여로 인한 감염은 2017년 1례가 발생했다. 역학조사에 응한 사례의 거의 전례에서 성관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에이즈는 이제 조기에 발견하여 약을 복용하면 조기사망을 막고 정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병이다. 하지만 항 레트로 바이러스약으로 인한 대사성 질환 등 부작용 역시 많이 발생하고,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기에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경우 후천성면역결핍증은 3군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약칭 : 에이즈 예방법)을 통해 예방·관리와 그 감염인의 보호·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국민건강의 보호하고 있다.
제19조(전파매개행위의 금지)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전문개정 2013. 4. 5.]
제25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항 제19조를 위반하여 전파매개행위를 한 사람 [전문개정 2013. 4. 5.]현재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약칭 : 에이즈 예방법)은 1987년 11월 28일 제정( 1988년 1월 28일 시행)되어 14회에 걸쳐 일부 개정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달과 성생활 문화의 개방화로 현재의 에이즈 예방법 조항으로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UNAIDS, 2019”에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HIV 신규 감염자가 1997년 290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여 2010년 210만 명, 2018년은 170만 명으로 1997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년 “HIV/AIDS 신고현황연보”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경우 1997년 144명(내국인 125명)에서 2010년 837명(내국인 773명) 2018년 1,206명(내국인 989명)으로 세계적 추세와 정반대로 신규 감염인이 1997년 대비 8.4배나 증가했다. 비실명 검사와 신속검사법 제공, 진료비의 전액 지원 등 많은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신규 감염률이 줄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감염사실을 알게 된 시기가 이미 면역수치가 200개 미만인 에이즈 단계라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신규 감염인 감소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보다 현실적이고 강력한 예방조치를 담은 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의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약칭 : 에이즈 예방법) 19조와 25조 벌칙 조항을 강화하는 개정작업이 절실하다. 근거중심의 의학( EBM Evidence Based Medicine)에 근거한 구체적인 전파행위를 기재하고, 자기결정권 보장을 위한 사전 감염유무 고지의무 조항 신설, 기존의 징역형에서 벌금형을 추가하는 벌칙 조항 개정작업이 필요하다.
감염병에 관한 법률은 의학 발달에 따라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5년을 주기로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자문하여 법률 개정여부를 결정하도록 부칙으로 정해야 할 것이다.
이명진 의사평론가(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