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생의 불쾌감이 해임 사유인가.
이상원 교수에게 전달된 해임 사유 3가지 중 첫 째 이유가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인간론과 종말론> 강의에서 창조질서에 입각한 의학적 ,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한 교수의 강의 내용을 성차별과 성희롱이라는 세속적 판단범주에 끼워 넣었다. 학생들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여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려야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의학적으로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을 설명하고, 신체의 기관을 성경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는 강의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의 왜곡된 시각과 주장만 받아들인 해임결정은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총신대 교수들은 학생들이 불쾌하다고 주장하면 꼼짝없이 학생들에게 공개사과하고 징계를 받아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학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전조현상이다.
2. 징계의 진행과정을 볼 때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이상원 교수의 문제는 기존 신학교 일부 교수들의 문제성 발언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내용이다. 이들은 먼저 일부 문제 교수들을 성희롱 교수로 낙인찍어 놓았다. 그 후 이 교수의 동성성행위의 위험성에 대한 강의내용을 싸잡아 성희롱 성차별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는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TV방송과 언론매체에 일제히 발표되는 것을 보며 어떻게 동시 다발적으로 이슈화시킬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의 주장에 순수해 보이지 않다. 학교 당국의 대처방식 역시 신뢰를 갖지 못 하게 했다. 초기 구성한 대책위원회의 구성을 보더라도 이러한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의 행동과 학교 당국의 징계 과정, 해임결정사유에 동의하기 어렵다. 동성애 반대 인사와 자신들의 입장에 걸끄러운 이 교수를 찍어내려는 숨은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결코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
3. 2차 피해는 이상원 교수가 당했다.
이상원 교수는 평생을 기독교윤리와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쳐왔다. 학생들의 주장에 피해를 입은 것은 이 교수였다. 이상원 교수는 느닷없이 성희롱 성차별 교수로 낙인찍는 학생들의 황당한 주장에 대해 사실 확인과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대자보를 통해 자신의 강의의 내용과 상황을 개재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교권을 훼손하는 학생들의 무리한 주장으로부터 교권을 지켜 주지 않았다. 오히려 교수의 학문적 정당성과 명예회복의 노력을 2차 피해로 둔갑시킨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이 교수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 해임은 총신의 뜻이 아니다”, “그냥 사과했으면 끝났을 문제인데”라는 합동 총회장의 발언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상원 교수에 대한 우회적 비난이고 깊은 상처를 주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의 과잉반응과 순수성이 의심스러운 행태를 꾸짖고 이 교수에게 사과를 시켜야 할 일인데 주객이 전도된 발언을 했다. 이제 강단에서 목사님들이 동성성관계의 위험성을 말하면 해임될 처지가 되고 말았다. 피해자와 가해자 뒤바꾼 해임 결정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정당하지 못하다.
4. 신학교의 가치와 정체성을 포기한 결정이다
총신대 당국은 이번 이상원 교수의 해임 결정이 어떤 시대적 흐름 속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바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차별금지법의 내용을 담은 각종 조례와 규정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해석과 의학적 문제점에 대해 입을 막으려는 악한 시도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복음을 교회 안에 가두어 두고 교회를 말살하려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번 해임 결정은 세상 눈치를 보며 시류에 편승하여 세상 피리에 춤추는 것으로 비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여러 가지 절차적 문제를 무시해가며 진행한 해임이라는 중징계가 대한민국 신학교와 교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주었으면 한다. 총신대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개혁주의 신학교의 가치를 포기한 결정이기에 정당하지 못하다. 총신대는 지금 신학자의 혀가 맵다고 바른 강의를 전하는 교수의 혀를 뽑고 있다. 총신대의 비정상적인 해임 결정에 많은 합동교단 교인들과 신학교 재학생들이 안타까워하며 기도하고 있다. 총신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성도들이 총신대가 바로 서도록 눈물로 주님께 호소하고 있다. 엎질러진 물 같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총신대는 해임 결정을 철회하고 이상원 교수에게 행한 무례함을 사과해야 한다.
이명진 의사평론가(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