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쿼 바디스 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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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학교 재단이사회(직무대행 이승현)가 최근 이상원 교수를 ‘해임’했다. 이 교수는 수업 도중 발언 내용이 성차별·성희롱 논란에 휩싸여 성희롱·성폭력대책위원회의 조사를 받았었다.

이 교수는 동성애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항문근육을 습관적으로 자극하다 보면 남성들은 성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 습관을 반복하면 동성 간의 성관계에 빠져들게 된다는 것 △남성 간에 성행위를 하는 경우 신체 구조적으로 매우 위험한 반면, 여성의 성기는 성관계를 하기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등의 설명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위원회에서는 △수업 중 성적인 욕구와 미인에 대한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되지 않지만 △여성의 성기 및 성관계 관련 발언은 학부생들에게 성적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판단하고, ‘학부 수업 분리’를 청원했다. 하지만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대책위의 보고를 받지 않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이후 몇 차례 연기 끝에 열린 징계위원회가 해임을 의결한 것이다.

그러나 이 교수의 발언 내용들은 학문적인 표현들로, 설령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인지 감수성’을 내세운다 하더라도 과연 해임까지 할 사안이었는지는 의문스럽다. 대학 강단, 더욱이 신학교 강단에서 이 정도 표현도 제재한다면, 올바른 성교육 혹은 성가치관 교육은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총신과 총신이 속한 예장 합동측에서도 고충이 적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특히 김종준 총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관선이사들로 인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언급했고, 이재서 총장 역시 비슷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들은 또한 총신은 절대 동성애와 반성경적 사상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총신의 행보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특히 동성애를 옹호하는 언론 혹은 학내 동성애자 동아리는 방치하면서, 반동성애 사역자들과 유독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은 총신 지도부의 진의를 궁금하게 한다.

총신 지도부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상황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여론이 야속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지금 총신을 비판하는 이들은 모두 총신에 적잖은 기대와 애정을 가진 이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부디 모든 구성원들이 지혜와 뜻을 모아, 이번 사태를 원만하고 성숙하게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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