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한국교회 미래와 차세대 신앙교육(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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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적 전인적 인격 형성으로서 기독교 신앙교육 이념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III. 전인적 인간 교육으로서 신앙 교육
1. 종교인 교육 아닌 인간 교육: 학교나 사회에서 정직을 실천하는 하나님의 사람 교육

오늘날 필요로 하는 기독교 교육이란 종교다원화시대에 기독교인을 만드는 특정한 종교 교육이 아니다. 신앙교육이란 종교인을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는 인간”(homo coram deo)이 되는 인격 교육이다. 기독교적 매너와 언어와 종교적 관습(교회 다님과 예배 참석, 봉사)이 아니라 그것의 본질인 하나님 경외를 배우는 것이다. 이는 날마다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분의 기뻐하시는 뜻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교육이다. 미가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종교적 예물이나 제사드리는 것이 아니라 인자와 정의를 행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진정한 야웨 신앙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 내가 번제물로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 앞에 나아갈까(6절) 여호와께서 천천의 숫양이나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내 허물을 위하여 내 맏아들을, 내 영혼의 죄로 말미암아 내 몸의 열매를 드릴까(7절)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 6:6-8).

기독교 신앙은 불교나 유교, 도교나 힌두교처럼 시대에서 동떨어지는 과거 지향 종교가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미래지향적인 종교이다. 한국의 전통종교인 불교와 유교, 도교가 조선말 일제의 식민정치에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독립운동에도 참가하지 못해서 독립운동의 주도 역할을 한 기독교에 민족 종교의 역할을 물려 주었다. 오늘날 기독교는 다가온 4차산업혁명시대의 인공 지능사회에 다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2. 미션학교(Mission School)와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로서의 기독교 학교

기독교학교는 엄밀한 의미에서 미션스쿨과 참 기독교 학교로 구분되어야 한다. 미션스쿨(Mission School)은 용어 그대로 선교를 위한 학교이다. 채플과 기독교 교양과목 등이 교과에서 제공되는 학교이다. 주로 한국의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들(이화학교, 배재학교, 숭실학교, 연희학교, 이화학교 등)이 이러한 학교들이다.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는 미션학교와는 달리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들을 교육의 주 대상으로 삼고 있는 학교이다. 기독교대안학교에 관심을 둔 교회가 개별적으로 세운 학교들이다. 미션학교가 복음화(Evangelism)에 초점이 있다면 참 기독교 학교는 제자화(Discipleship)에 초점이 있다.

1) 미션 학교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의 보다 근본적인 의미는 ‘복음적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복음적 ‘영향력’(influence)은 학교나 교사가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의미한다.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접촉점(point of contact)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음과 학생의 삶의 자리를 연결시키는 것이 기독교교육이라고 할 수 있고, 기독교 학교는 그런 기독교교육적 노력을 통해 학생들에게 복음적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고, 이것이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의 구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기독교 학교가 평준화정책 이후에도 평준화정책 시행 이전 방식의 예배나 종교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복음적 영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종교교육에 동의하지 않거나 신앙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배나 종교수업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미션스쿨(Mission School)은 용어 그대로 선교를 위한 학교이다. 선교를 위한 학교의 교육은 주 대상이 ‘안 믿는’ 학생들이다. 만약 선교를 위한 학교에 이미 ‘믿는’ 기독학생들만 있다면 그 학교는 선교학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데에 부적절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션스쿨은 가능한 한 안 믿는 학생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고교 평준화정책이 일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기독교 학교는 미션학교와 참기독교학교 두 가지 유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미션스쿨을 정체성으로 선택한다면 전통적으로 해 오던 형태의 예배나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의 형태가 아닌 새로운 예배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며, 종교수업도 관행적으로 해 오던 형태나 교회학교에서의 성경공부 방식이 아닌 이들과의 접촉점을 가능케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오늘날 교회에서도 안 믿는 사람들을 전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선교적 접근이나 체육이나 예술을 통한 접근,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 등이 접목될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하게 눈높이를 낮추어 불신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 사립학교의 구조 안에서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는 기독교교육을 받아야 하고,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양육되어야 한다. 기독교인 부모는 자신의 신앙에 따라 자녀를 기독교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참기독교학교(Mere Christian school)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러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책임이 있다. 물론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에서도 학생들은 국민이 공통적으로 배워야할 내용을 배우지만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교육을 통해 기독교인 시민으로 육성된다. 이 경우에는 선교에 대한 강조보다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영성, 성품 훈련과 기독교적 관점에 근거한 교과교육이 보다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를 정체성으로 선택한다면 기독교인 자녀들 그리고 참 기독교 교육을 받겠다고 서약하는 비기독교인 자녀들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공교육 체계 내에서는 이러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학교의 형태로 이런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립학교라면 응당 참 기독교 교육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미인가 학교나 대안학교의 형태가 아닌 사립학교의 구조 속에서도 이를 실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독교학교가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의 정체성을 갖기를 원한다면 이는 과감히 평준화제도 밖으로 나올 필요가 있고,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확보하여 기독교인 가정의 자녀를 선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실 외국의 경우는 얼마든지 이러한 참 기독교 학교(Mere Christian school)들이 사립학교로 설립되어 기독교교육의 자유를 누리고 있고, 우리나라도 민주국가라면 이러한 학교들이 사립학교로서의 자율성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불교나 유교 등 다른 종교적 전통에 서있는 학교들의 설립에 대해서도 열려 있어야 할 것이다.

3. 교회교육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

오늘날 교회학교 위기는 단지 학령인구 감소로 말미암은 것만이 아니다. 차세대와 관련된 자들인 부모, 담임목사, 교육담당 교역자 그리고 교사가 이들에게 복음의 생명력을 전달해 주지 못한 데 있다. 차세대 신앙 교육은 주일교회학교만의 몫이 아니다. 이는 전 교회의 몫이다. 특히 부모, 교회, 가정, 학교가 연계하여 차세대들을 기독교 가치관으로 양육함으로써만 가능하다. 교회학교 예배시간과 분반공부 시간에 배운 교육이 가정으로 연계되고, 그리고 학교에도 연계되어 차세대들이 일관성있는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독교 교육생태계의 복원이 중요하다. 기독교교육 생태계란 가정, 교회, 학교, 기독교 잡지, 지역사회 등을 말한다. 교회교육의 위기란 이러한 교육 생태계의 붕괴를 말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기독교 생태계(가정, 교회, 학교, 기독교 잡지, 지역사회)가 1930년대까지는 유지되었는데, 이것이 구미(歐美)사회에서 1960년대 68문화혁명 이후로 붕괴되었음을 말해준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21세기 들어와 이러한 서구의 문화혁명의 여파로 인해 기독교교육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1) 부모가 신앙 교사 되어야

오늘날 교회학교 위기 원인에 대한 10년 간에 대한 설문 조사(2004-2013)에서 일차적인 위기 제공자가 부모라는 것이 드러났다. 교회학교 위기는 교회학교 내부의 문제라기 보다는 가정서소 부모의 신앙교육 부재에서 비롯된다. “가정의 신앙교육 부재,” “부모들의 세속적인 자녀교육,” “부모의 신앙 저하,” 등이 교회학교 위기의 일차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부모가 변해야 자녀가 변하고, 가정이 변해야 교회학교가 변한다. 교회학교 위기 극복의 첫 관제는 부모가 신앙의 교사로 세워져야 한다. 신명기 6장 6-9절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여호와 경외함을 가르치라고 명령하고 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4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5절)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6절)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7절)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로 삼고(8절)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신 6:4-9)

조지 A. 코오(George A. Coe)는 부모의 모범을 하나님의 내적 임재의 현실로 보며, 자녀 양육의 원리로 제시하였다. 루이스 J. 쉐릴(Lewis J. Sherrill)은 자녀의 하나님 개념 형성에 미치는 부모의 행위에 주목하였다.

한국교회의 실정을 보면 교사 교육은 많고 교사 헌신 예배, 남선교회나 여선교회는 많으나 학부모 헌신 예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부모가 단지 교회 다니는 신자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참 기독자 부모가 되어 가정 예배를 드리고 자연들에게 신앙교육을 하는 교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십계명의 다섯째 계명이 말하는 바 같이 자녀 교육은 부모가 해야 하며 가정에서 시작한다. 자녀 교육은 부모 공경에서 나와야 한다. 가치관은 가정에서 형성 된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모범이 된다: “부모의 의지와 성격은 자녀의 의지와 성격의 틀이 된다.”

2) 담임 목사가 차세대를 책임

여태까지 담임목사는 성인 목회를 담당하고 교회학교 교육은 교육전도사나 부목사에게 맡겨왔다. 교회 교육의 위기 상황 속에서 담임목사는 다음세대 목회의 본부장이 되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없으면 성인 목회도 없기 때문이다. 차세대 신앙 계승은 단지 교회학교의 몫이 아니라 가정이 변하고 부모가 새로워져야 하기 때문에 담임 목사는 전 교회적인 목회로서 차세대 목회를 구상해야 한다.

3)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좋은 교사 운동: 학생과 인격적인 관계 맺고 양육

우리나라는 공교육제도, 특히 평준화제도 속에서 기독교 학교의 교육이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다. 기독교 학교가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율성이 제한되어 있고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기독교교육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기독교사운동으로서 좋은 교사운동이다. 기독교인 교사가 학생들에게 좋은 신앙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교사와의 신앙 안에서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서 삶의 전환점이 이루는 사건을 경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이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일 아침만이 아니라 그 외에도 만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지식 전달의 성경 공부가 아니라 살아 있는 하나님 말씀이 학생의 마음에 파고들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 속에 있는 국, 공립학교나 비기독교 사립학교 안에서라도 독실한 기독교사는 삶과 수업, 생활지도, 학교혁신 등을 통해 기독교교육을 실천한다.

4) 가정, 학교에서 신앙 가치관 실천

교회에서 배우는 성경적 가치관이 가정에서의 신앙가치관과 연결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 생활에 적용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신앙적 부모에 의하여는 교회의 가치관이 적용되나 일반 학교에서는 탈신앙화와 탈종교화의 현상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다. 교회교육의 위기 요인 중에서 부모 다음으로 부각되는 것이 학교 요인이다. 학업과 신앙이 연계되지 않음, 주일에 학원에 가는 문제, 입시 위주 교육, 학교에서 반기독교적 영향 등에 직면하게 된다.

5) 교회는 학교교육 및 기독교대안학교, 기독교 홈스쿨링에 관심가지고 지원

한국교회는 주일 아침에 이루어지는 교회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학교 교육에도 관심을 가지고 기독교 학교, 기독교 대안학교, 기독교 홈스쿨링에 대해 관심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공립학교 다니는 학생들의 교과목에 관심을 갖고 이들이 교과목을 신앙과 연계하여 이해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기독교 세계관 교육, 진로교육, 방과후 교실 주말학교 등이 실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교회학교는 가정을 새로운 교육의 장으로 인식하고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자녀들은 교사인 부모들과 생활하여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의 지도를 받기 때문이다. 청소년 세대의 신앙 교육을 위해서는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가정, 학교, 사회의 유기적인 연계가 요청된다.

6) 한국교회 신뢰성 회복

주일학교 학생들이 감소하고 차세대 신앙의 대 잇기 위기는 근본적으로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성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각종 스캔들과 교회 분규가 차세대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들이 “교회가는 것이 창피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추락은 차세대가 기독교에 대해 갖게되는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된다. 개신교의 경우에는 성직자의 품위와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의 비율이 1984년의 64%에서 2014년에는 85%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차세대들이 교회를 등지고 신앙을 떠나는 요인들이 되고 교회학교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교회의 존립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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