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19의 역설’… 성경서 희망 찾는 주민 증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새로운 방식으로 보급할 기회 생겨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 Korea)은 “코로나 사태 속에 작년 이맘때보다 두 배 더 많은 성경을 북한 사람들에게 계속 나눠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Dr. Hyun Sook Foley) 대표는 “코로나19 때문에 북한 사람들이 성경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국 VOM도 새로운 방법으로 성경을 배포할 수 있었다”면서 “전 세계에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이 시기에 북한 사람들이 희망을 찾고 있었는데, 성경에서 그 희망을 발견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일반 노동자들에게 전처럼 가혹한 노동을 시키면서도, 그들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될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러한 ‘사회적 거리 두기’ 덕분에,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방법으로 성경을 전하는 기회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VOM은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인신매매로 중국에 팔려 온 북한 여성들, 북한 내부 주민에게 조선어로 된 오디오 성경과 인쇄된 성경책을 공급하고 있다. 성경은 마스크, 의약품, 위생용품 등이 담긴 작은 꾸러미에 담겨 한 번에 하나씩 수령자에게 직접 전달된다. 성경 배포는 북한에 있는 지하교인들이 담당한다. 또 한국 VOM과 동역하는 외국에 있는 북한 기독교인들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들어 지금까지 한국 VOM은 오디오 성경과 인쇄된 성경 총 2,630권을 북한 주민들을 직접 만나 전해 주었고, GPS(위치추적장치)를 통해, 11,928권의 성경을 쌀 병과 대형 풍선에 담아 북한에 배포된 것으로 확인했다. 또 한국 VOM은 성경을 낭독한 것을 단파 및 AM 라디오 방송 4개 채널로 매일 밤 송출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에 성경 4만 권을 보내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일대일 성경 배포 전략을 아시아 선교 개척자인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의 선교 전략에 비유했다. 그녀는 “존 로스 선교사는 토착민이 자신의 언어로 된 성경을 직접 읽거나 듣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다. 조선어로 번역된 성경을 받은 북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보낸 간증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기독교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그들이 쓰는 기독교 용어가 전혀 세련되지 않다는 점이다. 그것은 순전히 성경에서 배운 것이지 교회나 선교사에게 따로 훈련을 받으면서 배운 것이 아니다. 어떤 북한 사람은 ‘지금은 모든 것이 새로운 것으로 바뀌는 것 같다. ‘새로운 세상’을 전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그들이 성경을 읽거나 들을 때 성령께서 인도하며 양육하고 계신 것이다. 존 로스 선교사님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매우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한 사람이 보낸 편지.
▲북한 사람이 보낸 편지.

한국 VOM은 성경을 받은 북한 사람들이 지난주 보내온 편지 여섯통을 공개했다(편지 작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내용 일부를 가렸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누가 자기 자식을 세상에 보내 남을 구할 수 있습니까? 인간들은 생각도 하기 어려운 것을 하나님께서는 독신자 외아들이신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여 우리를 구원해주셨다는 놀라운 소식을 우리는 이제야 알게 되였습니다. 자연적 발생으로 지구가 생기고 원숭이가 사람으로 된 줄만 알았던 우리는 하나님께서 자기에 고통으로 이 세상에 인간을 구원해 주셨다는 놀라운 소식을 엠피삼으로 들으면서 알게 되였습니다. 하나님께 아픔을 준 우리 인간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나님 뜨거운 사랑 우리 말씀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조선어 성경 수요가 예상치 못하게 증가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추가로 인쇄하기로 계획했다”면서 “그런 문제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추가 인쇄 비용으로 4천만 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한 분이 천만 원을 이미 후원해주셨다. 나머지 비용도 주님이 채워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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