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당한 죽음이 파괴를 정당화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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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빌미로 한 폭력적 시위가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물론 평화롭게 시위를 벌이는 이들도 많지만, 약탈과 파괴라는 극단적 모습들도 적잖게 표출되면서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로이드의 동생과 교회 목사가던진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준다.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테렌스 플로이드(Terence Floyd)는 얼마 전 시위대를 향해 “형의 죽음에 분노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나만큼 화가 나겠는가? 나도 약탈이나 파괴를 하지 않는데 당신들은 무엇을 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죽은 형이 돌아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은 평화로웠고 하나님을 두려워한다”며 평화로운 시위를 요청했다.

또 “시위대들이 항의하고 물건을 파괴해도 권력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시위대들은 그들(권력자들)의 물건이 아닌 우리의 물건을 파손하기 때문”이라며 “투표하자. 스스로 공부하고, 타인이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라. 스스로 공부해 투표할 대상을 정하라”고 제안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출석하던 뉴욕 브루클린교회 케빈 맥콜 목사도 인터뷰에서 “미국은 평화와 연합이 필요하다. 미국인들은 무릎을 꿇고 우리의 오만을 치유하기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안이 필요하다. 성경은 ‘분노하지 말고 죄를 짓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다. 정의를 요구하기 위해 항의하는 것은 좋지만, 평화가 필요하지 약탈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케빈 목사는 “그 누구도 조지 플로이드의 가족보다 더 분노할 수 없기에, 가족들이 원하는 바를 존중해야 한다.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약탈과 폭력이 아닌 ‘정의’”라고 했다.

플로이드를 죽음에 이르게 한 과잉 진압은 분명 문제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사건을 향한 분노가 엉뚱한 방향으로, 또는 도를 넘은 수준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 그러한 분노는 정의를 바로세우고 모순적 시스템을 바로잡는 데 사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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