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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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독재자의 동생이 내뱉은 한 마디에 대한민국 정부가 호들갑을 떠는, 웃지 못할 촌극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김여정이 4일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 등에 대해 탈북자들과 우리 정부를 향해 온갖 막말과 적대감을 쏟아내자, 우리 정부 측이 즉각 화답(?)한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대북전단에 대해 청와대는 “백해무익”이라고 비하하는가 하면, 통일부와 국방부 역시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는 등 제재에 나설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가히 상관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 조직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나라와 민족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는 행위다. 대한민국은 독립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그 이와 같은 주권 침해 행위를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북전단은 북한의 김씨왕조 독재정권의 폭압적 지배 하에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희망을 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것을 백해무익하다고까지 표현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고 있는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6.25전쟁을 일으킨 것도 북한이요, 그 뒤로도 수없이 도발한 것도 북한이요, 지금도 약속을 파기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며 위협하는 것도 북한이다. 헌데 왜 남북관계에 있어 저들은 한없이 오만하기만 하고, 우리는 한없이 비굴해야만 하는가.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은 우리 정부의 이중적 태도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일본 등 자유진영에 속한 국가들의 문제에는 매우 감정적으로 과잉 대응하는 반면, 북한·중국 등 공산진영에 속한 국가들의 문제에는 지나칠 정도로 굴욕적 태도를 보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자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비교했을 때도 심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자국민 중에서도 현 정부와 반대 진영에 속한 이들의 비판에는 강경 대응하는 반면, 북한이나 중국 당국이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데 대해서는 한없이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

자유와 인권을 잃어버린 북한의 주민들을 향한 노력과 경주는 결코 지체돼서도 중단돼서도 안 된다. 기독교계는 더욱 밝히 깨어 이 나라가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북한 주민들이 해방되도록 전방위로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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