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담긴 대북 풍선, 정부가 막아선 안 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대표 성명

▲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가운데)가 성경이 들어 있는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에릭 폴리 목사(가운데)가 성경이 들어 있는 풍선을 날려보내고 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 VOM) 공동 설립자인 에릭 폴리 목사는 19일(현지시각) ‘성경이 담긴 풍선을 계속 북한에 보내는 이유’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성명에서 “순교자의 소리는 정치적 전단지가 담긴 비닐 풍선을 기본 기술을 사용해 북한에 띄워보내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달리, 성경을 담은 고도 풍선(중력을 뚫고 올라가는)을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보낸다”면서도 “그러나 남북한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타협할 수 없는 비전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비전은 남한과 북한의 평범한 시민들이 국가의 중재 없이 직접, 자유롭게, 충분히 상호교류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 목사는 “이는 남북한 역사와 남북한 시민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정치 조직만으로 이 비전이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남한과 북한의 펑범한 시민과 외국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목회자들 모두가 목숨과 재산을 걸고 그 비전을 이뤄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폴리 목사는 “판문점 선언의 정신은 문화교류, 스포츠교류, 경제교류 등 소위 남북한 사람들의 교류를 국가가 중재하는 것이다. 이 같은 교류는 남북한 정부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이뤄진다. 또 참석자들은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 같은 교류에서 나누는 대화와 접촉 모두 정부의 기준에 부합되어야 한다. 그 적절한 예가 바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남한 정부는 풍선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범죄행위로 규정한 까닭은, 그것이 판문점 선언의 정신, 곧 ‘국가가 중재하는 교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풍선을 보내는 것은 남북한 정부 모두에게 위협적이다. 왜냐하면 남북한의 평범한 시민들이 서로 의미있는 대화와 관심사를 나누는 데 있어서 국가의 중재가 필요 없고 이 중재를 통해 어떤 유익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인류학에서 ‘인간’이란 국가에 유용하고 충성한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국가가 부여하는 이름이다. 그 사람이 더 이상 국가에 유용하거나 충성스럽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국가가 취소할 수 있는 조건부 이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북민들을 ‘똥개’, ‘인간의 가치가 없는 쓰레기’라고 묘사한 김여정의 말은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북한 인류학에서 나온 정확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보도하면서, ‘쓰레기들을 보호한 자는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남한 사회가 풍선 보내는 행위를 허락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김 씨 일가에 유용하거나 충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괴의 대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남한 사회가 북한에 풍선을 띄우는 사람들을 위험한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대적한다면, 북한은 남한 사회를 다시 한 번 ‘인간’으로 간주하고, 남한은 ‘범죄’에 대한 대가를 모면하게 된다”고 했다.

폴리 목사는 “이제 북한 정부가 아닌 남한 당국자들이 풍선을 보내는 일을 평화와 안전과 번영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북한에 풍선을 날리는 사람이 ‘용서받지 못할’ 범죄자가 되었지만, 이제 곧 북한에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는 사람도 범죄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뒤, “라디오 방송도 남북한 시민들이 국가의 중재없이 직접 교류하는 동일한 비전을 지지한다. 남북한의 평범한 시민들 간의 모든 상호교류를 두 나라 정부가 중재하기 전까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가 절대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리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러한 이유로 순교자의 소리는 성경을 풍선에 담아 북한에 보내는 사역을 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경을 읽어준다. 성경의 인류학은 어떤 사람에게 충성하거나 유익을 주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를 인간으로 규정한다. 남북한이 ‘인간’이라는 정의를 ‘교류’했다고 해서, 국가가 인간성을 허가하거나 규제할 수 없다. 우리의 인간성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영원불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정의하는 인간성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될 수 없는 인간성을 잘 유지하라고 하나님께서 정부를 만드셨다. 이는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남북한 정부 모두에게 똑같이 도전을 주는 인류학”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전한길 선관위

전한길 강사의 외침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

이 글은 전한길 강사가 2025년 1월 19일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에서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라는 주제로 열변을 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칼럼이다. 최근 많은 분들이 내가 왜 이처럼 목소리를 내는지, 그리고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궁금…

갑바도기아 토칼리 동굴 교회

갑바도기아 동굴 교회 성화들, 눈이나 얼굴 벗겨진 이유

동굴 교회들, 어디든 성화로 가득 비둘기 알과 물 섞어 사용해 그려 붉은색은 포도, 노란색은 샤프란 갑바도기아, 화산 활동 지형 변화 동굴에서 박해 피하며 성화 그려 무슬림, 성화 눈 빼고 얼굴 지워 오전 8시가 지나자 ‘록타운(Rock Town)’ 여행사 안내직원…

예장 개혁 정서영 총회장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아”

한기총 “사랑의교회, WEA 재정 지원 중단해야”

재정 지원 급급, 매관매직 우려 봉사 경력 2-3년에 부총무 임명 종교다원주의 의혹 해소가 먼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에서 ‘사랑의교회는 WEA에 대한 재정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친이슬람, 친중 인사인 사무엘 창 부총무는 사…

뭉크

<절규> 에드바르트 뭉크가 그린 <골고다>

십자가 그리스도 주위 군상들 기독교 없는 고통과 갈등 초점 사적 감정 토로할 이미지일 뿐 현대 예술, 문화적 자살인가?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를 말할 때 떠오르는 것은 (1893)라는 작품이다.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는지 이 작품은 뭉크의 대…

조명가게

<조명가게> 구원 서사, 감동 있지만 효능감 없는 이유

OTT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 이곳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배우 주지훈과 박보영을 비롯해 김설현, 배성우, 엄태구, 이정은,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

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넷째 날

“복음 없는 통일은 재앙… 性오염 세력에 北 내주면 안 돼”

제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북한구원 금식성회) 넷째 날 성회가 에스더기도운동(대표 이용희) 주최로 경기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1월 16일 진행됐다. ‘분단 80년,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에 7:3)’라는 주제로 전국과 해외에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