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폭파돼도 대북전단 처벌? 굴종으론 문제 해결 못 해”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인터뷰] ‘살포 금지법 제정 반대 서명운동’ 중인 서경석 목사①

▲서경석 목사 ⓒ송경호 기자

▲서경석 목사 ⓒ송경호 기자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막말로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 측은 대북전단에 대한 제재와 처벌까지 추진하는 등 굴종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과도한 햇볕정책이 과연 평화와 통일에 진정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본지는 최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표 서경석 목사를 만나 이 같은 현안들과 교회의 역할에 대해 들어 봤다. 다음은 서 목사와의 일문일답.

-이번 북한의 도발,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너무나 기가 막힌 행동이었다. 결국 북한은 지금 경제 제재를 받는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굉장히 어렵고, 그런데 한국이 챙겨줄 수 있는 여건도 국제적으로 안 되고, 그런 것에 대해 몽니를 부린 것이다. 이번 일로 한국에서 우파는 말할 것도 없고 좌파들까지도 분노가 폭발하는 사태가 왔고, 문재인 정권이 지금까지의 대북 굴종적 태도를 전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생각한다. 굴종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대응해야만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문재인 정권이 깨닫길 바란다.”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여전히 대단히 기가 막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에서 그렇게 비하하고 조롱하는 것을 그동안 어떻게 참고 왔는지 참 기가 막힐 상황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이 이렇게(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되면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추진을 취소한다고 나와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제정 입장을 고집하는데, 그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현 정부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소위 ‘이중플레이’를 하다가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니까 아마 김정은은 문재인 정권에게서 훨씬 큰 것을 기대하고 자기 편을 들어주길 바랐던 것 같은데, 대한민국은 한미동맹이 아주 공고한 것이고 생존 근거이기에 그것을 내치거나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북한이 한국의 현실을 정확히 인지 못하고 저렇게 불평하고, 마지막으로 강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대북전단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청와대에서는 ‘백해무익’이라고 비난했는데.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예를 들면 ‘남북관계가 대단히 경색돼 있으니 당분간 자제하자’고 한다면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런데 대북전단 보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 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법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절대로 제정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군사독재 하에서 목숨 바쳐 민주화운동해서 자유·민주·정의·인권이 실현되는 국가를 만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자유·민주·정의·인권 실현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탈북자들이 자기 모국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키기 위해 외부 세계의 바람을 불어넣는 일’을 막는, 감옥에 넣겠다는, 이런 것은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문재인 정권은 지금의 북한 체제를 그대로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범수용소가 존재하고, 종교의 자유가 없고, 절대 존엄이 3대세습하는, 그런 북한을 지지한다면 그게 바로 종북좌파다. 지난 총선 때 우파 진영이 (현 정권을 향해 종북좌파라고) 많이 비난했지만 국민들은 ‘설마 그러랴’ 하면서 잘 안 받아들였는데, 이번에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제정해서 북한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려 하면 감옥에 보낸다면, ‘정말 공산 통일을 지향하는 종북좌파 정권이구나’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만약 이런 법을 제정한다면, 이건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자기 무덤을 파는 악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이 같은 법을 60%나 지지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것에 대해서는 생각 있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자유·민주·정의·인권이라는 우리의 가치가 저 절대존엄 김정은에 의해 혹독히 유린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면, 이 법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해야 한다. 특별히 교회는, 절대로 공산 통일을 지지할 수가 없지 않나. 교회가 말하는 통일은 성경에 입각한 통일이고, 그러려면 북한이 변화돼야 한다. 우리가 직접 풍선을 날리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탈북자들이 풍선 날릴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서경석 목사 ⓒ송경호 기자

▲서경석 목사 ⓒ송경호 기자

-그런데 교회가 너무 침묵하는 것 아닌가?

“교회가 침묵하는 것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지금은 은퇴했지만, 예전에 교회에서 시국에 관해 설교하면 꼭 교인 중 두세 명이 중간에 나가더라. 지금 대한민국이 우파와 좌파로 갈라졌기에 교회도 마찬가지다. 목사님이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며 소신 있는 설교를 하면 교회 안에서 분란이 생긴다. 그래서 눈치 보는 것을 이해한다. 그렇기에 참으로 중요한 것은 개인들, 즉 신념을 가진 목사와 평신도들이 교회가 할 행동을 대신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킬 책무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결속하고 행동했으면 한다.”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나?

“지난주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2만 1천명이 서명했다(6월 18일 기준). 생각보다 참여 속도가 빠르진 않은데, 저희는 이것을, 설사 법이 제정된 다음이라 해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악법폐지운동’이 돼야 할 것이다. 이 운동이 강력히 만들어져야만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코로나 때문에 집회가 어려우니 대신 기자회견을 할 것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교회마다 찾아가서 밑으로부터의 운동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 달간 전념하려 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중증외상센터

<중증외상센터> 의료팀 집념에서 겹쳐 보이는 기독교 신앙?

박욱주 박사님이 OTT 넷플릭스 시리즈로 호평받고 있는 는 웹툰 및 웹소설 기반 작품으로,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가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지훈(백강혁 역), 추영우(양…

조르주 루오 반 고흐 티모시 슈말츠

깨어진 존재들의 공감에 뿌리내리는 ‘기독교 미학’

하나님 나라 추구 그리스도인 세상 더 잘 알고자 함 필요해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말씀, 샬롬 비전 구현 구체적 행위 피조계 돌보라는 명령 완수 깨어짐 속 빛나는 존재 발견 기독교 미학의 특징 중 하나는 ‘이상화된 미’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

김조한

가수 김조한, 시편 프로젝트 동참 ‘10편: 그 이름을 부릅니다’

R&B 대디 김조한 ‘첫 작업’ 감격 “이 곡은 내 자식 같은 노래” 가수 김조한 씨가 지난 1월 31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그 이름을 부릅니다’를 발표했다. 신곡 ‘그 이름을 부릅니다’는 시편 10편 메시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색다른 멜로디와 …

그라운드C

‘제2의 전한길’ 그라운드C, 세이브코리아 부산 강연에서 시대를 흔들다

강연에서 대중을 몰입시키는 능력은 단순한 말솜씨를 넘어선다. 논리적 흐름, 강렬한 메시지, 그리고 감정적 결집을 이끄는 힘—이 모든 요소가 결합될 때, 연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대중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필자는 평소 그라운드C(김성원)…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전국 각지서 일어난 수십만 국민들 “탄핵반대·자유수호”

윤석열 대통령이 기소된 후 맞은 첫 주말인 1일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네 번째 집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부산역광장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탄핵 반대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수십만의 성도들과 시민들이 결집했으며, …

전한길

전한길 강사가 고발한 ‘불의한 헌법재판관들’의 실체

대한민국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최고 법률기관으로서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그러나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면서 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과연 헌법…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