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2018년 하바드대학의 역학교수 반더윌(Tyler VanderWeele)교수의 연구팀이, 미국 역학학술지에 발표한 내용이 관심을 끈다. 그들은 연구 결과 어릴 때 받는 종교적 양육이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건강과 웰빙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연구대상은 1989년에 시작된 “간호사 건강연구 II”에 참여한 간호사들이 낳은 자녀들 5,681명~7,458명이었다. 그들의 매년 공적 예배 참석, 사적 기도, 그리고 건강상태를 조사하면서 10년간 추적하였다. 분석 시작 당시 그들의 평균 나이는 14.74세였다. 분석결과,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이 전혀 참석하지 않는 청소년보다 어른이 되었을 때 더 큰 삶의 만족, 더 많은 긍정적 정서, 더 많은 성격적 강점 등을 보인 반면, 마리화나의 사용, 어린 나이의 성경험, 평생의 성 파트너 수 등은 적었다. 결론은 예배참석과 신앙생활의 실행은, 인격발달과 지지라는 경로를 통해, 보다 나은 건강과 웰빙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특성은 모험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모험은 질병의 위험요인(risk factor)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에 흡연을 배우기가 가장 쉬운데, 일단 배우게 되면 이 습관은 평생 지속된다. 반면에 흡연을 강하게라도 금하면, 확실히 평생의 건강 위험을 줄이게 된다. 이처럼 청소년기에 형성된 행동기준과 패턴은 이후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적절한 통제와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의 경우 종교와 신앙은 위험요인들을 막아주는 보호인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건강한 종교적 훈육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factor)을 높여 준다.
성인에서도 종교가 세속적인 생활에서 큰 도움이 된다. 많은 횡단적 연구들이 성인에서 종교생활이 감정을 잘 통제하게 해주고, 위험한 성행동을 예방해 주고 우울증을 감소시키며, 불안을 감소시키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하고, 약물남용(술과 담배, 마약)을 줄여주며, 성병에 걸릴 일이 없게 하고, 암도 줄여준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George 등, 2002; Smith 등, 2003; Yeung 등, 2009; Koenig 등, 2012; Li 등, 2016; VanderWeele 등, 2017) 결정적으로 ‘종교 활동’이라는 행동이 사망률을 낮춘다고 한다(Li 등, 2016; Hummer 등, 1999; McCullough 등, 2000; Gillum 등, 2008; Musick 등, 2004; Chida 등, 2009). 그중에서도 예배참석이 건강을 예측하게 해 주는 가장 강력한 예측인자이다.
어떻게 종교가 건강과 수명에 도움을 주는가? 종교적 가르침은 흔히 자기 통제를 유지하게끔 감독하고, 덕목을 제공함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도록 하며, 때로 신앙과 통합하여 분명하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지에 대해 충고하고, 육체를 존중하는 행동을 하도록 해주며, 특정한 해로운 행동을 하는 것을 막아 준다. 또한 종교가 가르치고 수행하게 하는 용서와 기도, 또는 숙고(큐티) 등은 스트레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게 하는 힘을 길러준다. 종교적 집회는 넓은 공동체 네트워크라는 자원에 연결시켜 준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종교생활에서 만나는 또래집단은 중요한 지지체계가 되어 직접 행동에 영향을 준다. 또래 집단 활동은 장차 성인이 되었을 때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될 품성을 길러준다. 그들은 교회학교에서 하나님께서 인간에 대해 역사하신 5,000년에 걸친 빅 히스토리를 배운다. 이처럼 어린이와 청소년이 신앙을 잘 유지하고 지속하면 미래에 건강과 웰빙으로 이끌 것임은 상식이며 신앙이기도 하지만, 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서구에서 지난 수십 년간 기독교가 쇠락하고 있는데, 이는 주로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상당수 부모가 자녀들을 자신들의 종교와 신앙을 물려주고 있다. 이를 “세대 간 전수”(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라 한다. 미국의 경우 부모의 신앙이 자식에게 전수되는 비율은 유대교 82%, 복음주의 프로테스탄트 62%, 가톨릭 43%라 한다.(Bengtson, 2013)
믿음의 “세대 간 전수”는 대체로 부모를 닮음으로써 이루어지는데, 이는 부모와 자식 간의 밀접한 관계에 의해 더욱 촉진된다.(Bao 등, 1999) 그 점에서 어릴 때 자녀와 함께하는 교회 예배 참석과 가정예배가 중요하다. 해외 선교도 중요하지만, 부모는 누구보다도 자녀들에게 전도하여 그들을 기독교 신앙으로 이끌어야 한다.
민성길 교수(연세의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