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가수 오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사는 이유”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배우 오하준.  ⓒ김신의 기자

▲배우 오하준. ⓒ김신의 기자

어깨와 무릎 부상에 쉽게 노출되는 야구 선수. 여기에 큰 무릎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마감했던 또 한 명의 청년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선수 생활을 이어왔지만, 두 차례의 수술을 해야 할 만큼 큰 무릎 부상을 당한 것. 결국 그는 선수 생활을 일찍이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야구를 할 줄 알았던 그의 인생에 막막함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런 그가 우연한 기회로 기획사에 캐스팅되면서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각시탈’, ‘대풍수’,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출신의 배우 오하준. 재작년부터는 ‘그리워’라는 앨범을 발매하며 영역을 보다 넓혀가고 있다. 배우와 가수를 병행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원래 야구를 하고 계셨는데, 갑작스레 연예계에 데뷔하게 되신 거네요.

“계속 운동을 할 줄 알았었죠. 그런데 부상 때문에 못하게 돼서 사실 막막했었어요. 그 이후 무슨 일을 할지 고민을 하는데, 제가 아주 어릴 적 실용음악학원, 연기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거든요. 어머니도 예체능에 관심이 많았고 누나도 피아노를 하고 있고, 그래서 실용음악학원을 등록했는데 우연히 기획사에 캐스팅이 된 거예요.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 팀으로 데뷔는 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연기에 관심이 있어서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아역 때 한 작품 중 ‘대풍수’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보통 나이 많은 선배님들과만 있다가 에이핑크 손나은 씨랑 노영학 씨 등 또래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었거든요.”

-가수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연기 공부를 하고자 대학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러다 휴학을 하면서 기획사에 들어가게 됐는데, 이런저런 일로 2~3년 힘든 시기를 보내고 회사를 나오게 됐어요. 그때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자 고민하던 중,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작사를 하고 여러 작업에 참여를 해서 ‘그리워’라는 곡을 만들고 그렇게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때 곡을 가수 공휘가 프로듀싱했던데, 어떤 인연으로 작업을 함께 하게 됐나요?

“아는 배우 형의 소개로 이무송 단장님이 이끌고 계시는 연예인 합창단 Acts29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공휘 형과 테너 파트에 있으면서 얘기할 시간이 많이 있었어요. 음악적 얘기를 하다가 음반을 내고 싶어서 형과 작업을 했고, 그러면서 더 사이가 좋아지게 됐죠.”

▲연예인 합창단 Acts29와 함께 찍은 사진. ⓒ오하준 제공

▲연예인 합창단 Acts29와 함께 찍은 사진. ⓒ오하준 제공

-지금도 Acts29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차수로는 한 4~5년 된 것 같아요. 멤버가 40여명 되는데 다양한 분야, 위치의 개성 많은 사람들이 모여요. 그렇다보니 인간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자칫 열등감이 생길 수도 있는데, 저희가 정말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은 하나님을 알리고 소외된 분들에게 찬양으로 위로를 드리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Acts29에 계속 소속된 이유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많은 영혼을 살리는 것이고, 그런 것에 더 집중을 하고 있어요.”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모태신앙이신 것 같아요.

“부모님 다 교회를 다니세요. 친가는 몇 대째 기독교 집안이시고, 외가 쪽은 어머니가 1대신데, 무속신앙이 짙은 집안이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유년기 때부터 교회가 제 놀이터였고, 집에서는 가정예배도 드리고 십일조를 해야 용돈도 주시고, 습관과 정체성을 미리 부모님께 공급받아 큰 정체성의 혼란은 없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께서 살아계신 것을 받아들이고, 너무 감사하죠.

제가 초등학교 때 아버지 사업이 완전 부도가 나서 오갈 데 없을 정도로 힘든 시절이 있었는데요. 지금의 저라면 자존심 상해서 못할 거 같은데, 그때 아버지께서 사장 일을 하다가 종업원으로 일을 하면서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일을 하셨어요. 지금은 다시 자리를 다시 세우시고 사장님이 되셨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존경스러워요. 그 힘든 시기를 같이 이겨내 준 어머니도 존경스럽고, 부모가 되면 이런 마음이겠구나 그런 마음도 들어요.”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개인적으로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어릴 때부터 예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1차적인 꿈은 엔터테인먼트로서 좋은 영향력을 주는 거라면, 또 하나의 꿈은 좋은 가정을 이루는 것이에요. 가정도 하나의 공동체잖아요. 그 공동체 안에서 성숙해지고 배울 수 있는 공부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결혼을 할 수만 있다면 꼭 해서 부모의 사랑과 배우자에 대한 사랑을 느껴보고 싶어요. 장단점을 같이 극복해가는 시간들도 제 인생에 있어서 꼭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또 어떤 목사님이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할 때보다 계속 이 사람을 사랑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결혼을 해야 사랑으로 덮어주고 끌어갈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내가 현재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는 것보다 ‘ing’형으로 사랑하려고 이 사람을 계속 사랑하려고 마음 먹고 결혼하는게 맞는 거겠구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하나님을 어떻게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셨나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살이 되면서 필리핀으로 단기 선교를 갔었어요. 그때 필리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현지 친구들이 찬양을 하는데 드럼은 다 찢어져 있고 피아노 코드는 다 나가는데, 천상의 하모니를 듣는 거 같았어요. 저렇게 열악한 환경과 상황 속에 하나님 한 분만 찬양하는 마음이 너무 예뻐 보였고, 그게 많이 와 닿았어요. 찬양이 끝나고 기도를 하는데 정말 눈물이 많이 났어요. 제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을 하고, 좋은 환경에서 예배드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불만불평을 하고 진정성 담은 찬양을 드리지 못한 것을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7박 8일의 여정 동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많이 만날 수 있었죠. 또 그곳 아이들을 돌보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조금도 따라갈 수 없겠지만, ‘아 예수님이 이런 사랑이겠구나’ 그런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신앙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배우 겸 가수 오하준은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면서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하준 제공

▲배우 겸 가수 오하준은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면서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하준 제공

-신앙의 진지한 고민을 한 시기가 있었나요?

“제가 예체능을 계속 해왔잖아요. 그 당시만 해도 운동부에는 구타가 있었어요. 그래서 어린 나이부터 눈칫밥 먹고 그랬는데, 부모님께서는 계속 믿음으로 이겨내도록 격려해 주셨죠. 그렇지만 주위 친구들을 보면 선한 사람보다 영악한 친구들이 잘되는 것 같고, 제 방법이 맞는지에 대한 혼란이 있었어요. 집 안에서는 문제가 없이 감사히 자랐지만, 고난이 많다보니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었죠.

아까 말한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두 차례 하고 병원만 90일을 입원했는데요. 고등학교에 올라갔더니 ‘아파서 운동도 못하는 쓸모 없는 애가 왜 왔냐’ 그런 소리도 듣고, 마음의 상처를 받았죠. 그 이후 아이돌과 배우 준비 기간에도, 잘 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저는 될 듯하다가 안 되고, 더 성장할 기회가 있는데 어떤 이유로 미끄러지고 이런 일이 반복되었거든요. 물론 하나님이 살아계시지만, 마음이 어렵기도 했죠.”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실족하지 않고 어떻게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자포자기하고 싶은 마음과 믿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살아낼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저를 만드시고 이끌어 가시는 소명에 집중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저 아이는 잘 되는데 난 왜 안 될까’하고 비교도 많이 하고, 그러면서 자존감도 낮아졌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을 비교하는 게 하나님께 도전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님께서 저를 창조하셨고, 하나님께서 저를 이끌어가시고, 저만의 인생 스토리와 그릇이 있는데, 그것에 집중하면 어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 거 같아요.

또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게 잘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전달자의 역할을 잘한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고 내가 드러나고 내 욕심이 드러난다면 그건 성공한 엔터테이너가 아니란 생각이에요. 그게 또 믿음의 연장선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고자 하시는지.

“작년에 미국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저를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거기 있으면서 계속 앨범을 생각했는데, 이번에 싱글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테너 안세권 씨의 사촌동생인 윤의영 신인 작곡가가 쓴 곡인데, 작사가 아직 안나왔어요. 훌륭한 아티스트에게 부탁을 하려하고 있어요. 많은 생각을 갖고 신경 쓰고 있어요. 준비를 많이 한 앨범이어서 많은 분이 관심 가져 주시고 입소문도 많이 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힘든 청년들을 위한 응원의 말씀해 주신다면.

“최근 직장을 잃는다거나, 제가 다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을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안 될 수 있지만. 사람의 인생이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한 단계 성장을 하고 좋은 날이 펼쳐지잖아요. 전 세계적인 아픔이 있지만, 이 상황이 지나가면서 새로운 나라의 정책도 생기고 사람들이 더 잘살 수 있도록 시스템들이 생길거라 생각을 하거든요. 당장은 고통이 될 수 있지만 밑거름이 될 수 있으니, 힘들더라도 잘 이겨내고 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그렇게 되길 저도 두 손 모아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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