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 반대 성명 발표하고 여야 정치권 압박
이미 장애, 인종, 질병 등에 대한 차별금지 법률 시행
한국교회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 인권·평등에 협력
포괄적 차별금지법, 심각한 불평등과 역차별 가능성
‘차별금지’ 이름으로 표현·양심·신앙·학문 자유 제약
정의당이 차별금지법 발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25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평등 구현과 인권 보장에 역행하고 양성 평등한 혼인 및 가족생활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은 25일 오전 7시 서울시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과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이들은 “세계 여러 나라가 세계인권선언에 기초하여 다양한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며 인권을 공평하게 보호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각 영역에서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차별 철폐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같이 차별금지를 법률의 명칭에 담고, 「양성평등기본법」·「남녀고용평등법」 등과 같이 차별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의 법률도 제정했으며, 「근로기준법」·「교육기본법」 등과 같이 차별금지 조항을 포함한 법률도 제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차별사유인 성별, 장애, 연령, 인종, 전과, 질병(에이즈) 등에 따른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다수의 법률과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러한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통한 인권 보장과 평등 구현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며 대화 속에서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런데 최근 사회 일각에서 시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평등구현의 명분과는 달리 오히려 심각한 불평등과 역차별을 낳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개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 영역과 차별사유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고려하여 각 해당 법률에서 각각 세밀하게 규율하지만,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모든 차별금지사유를 불합리하게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결과적으로 동성애를 조장하고 동성결혼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면서, 이와 관련하여 고용, 교육, 재화·용역 공급, 법령 및 정책의 집행 네 영역에서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나아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의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양심·신앙·학문의 자유’를 크게 제약하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했다.
동성애 조장, 비판자 처벌로 폭발적 갈등 야기
여·야 당론 공개하고 분명한 입장 밝힐 것 촉구
길원평 교수 "26일 정의당 차별금지법 발의"
이에 이들은 첫째로 “한국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기존의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통하여 세밀하게 다루는 차별금지체계를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아가 ‘평등구현과 인권보장’, ‘양성평등한 혼인 및 가족생활’,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둘째로 “정부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소수 인권 보호를 명목으로 동성애를 조장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를 비판하는 국민을 처벌할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으며,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것임을 인지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셋째로, “국회의 여야 정당은 국회 일각에서 발의를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당론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넷째로, “시민사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초래할 비판의 자유 상실과 사회적 갈등 고조 등의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하여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성명 발표 및 기도회에는 예장 통합 김태영 총회장, 예장 합동 김종준 총회장, 기성 한기채 총회장, 기하성 이영훈 대표총회장, 기감 윤보환 감독회장 대행, 기침 윤재철 총회장, 고신 신수인 총회장, 예장 개혁 신수인 채광명 총회장, 예성 김윤석 총회장, 합신 문수석 총회장 등 약 25개 교단 총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한편 정의당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 정당이 모두 법안을 발의할 것을 촉구했으며, 길원평 교수에 따르면 오는 26일 차별금지법 발의를 할 예정이다. 또 29일에는 대표 발의자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입법 발의 기자회견이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