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통해 입장 표명… 재정 관련 의혹도 반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수사 의뢰한 것과 관련,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가 24일 정릉의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VOM은 2003년도에 시작됐으며, 70여개 국가에서 신앙을 이유로 박해받는 지하교인들을 지원하는 단체이지 정치적 단체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자금 유용·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풍선 사역은 북한 지하교인들과의 약속이다. 정부가 우리 행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한다면 수용하겠다. 우리는 항상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지만, 이재명 지사가 처벌을 내린다면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리 목사는 “2003년도에 처음으로 북한 지하교인들을 만나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물었고, 이들은 복음이 들어 있는 풍선을 보내주든지 라디오를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우리는 당시 지하교인들을 돕겠다고 약속했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켜온 것이다. 그리고 풍선사역은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역의 10%도 안 된다”고 밝혔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성명에서 우리(한국 VOM)와 관련해 몇 가지를 언급했다. 우리가 대북전단을 보내고 있다고 했으나, 우리는 대북전단을 보내지 않았고 정치적 전단지를 보내지 않는다. 오직 성경책을 풍선에 담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폴리 목사는 “풍선에 담긴 성경은 북한 정부를 반대하는 성경이 아니라, 북한 정부가 공식 출판한 (북한 내에서) 합법적인 성경”이라며 “미 국무부가 공식 발간하는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가 북한에 배포하는 이 성경은 북한에서 공식 인정된 성경으로, 우리는 이 성경을 보낼 때 고고도 풍선만 사용한다”고 했다.
이어 “이 고고도 퐁선은 2~3만 미터 위로 올라가며, 눈으로 식별할 수도 없고, 포병이 쏠 수도 없다. 날씨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우리가 어디에서 풍선을 날리고 얼마만큼의 헬륨가스를 주입할지 고려해서 성경을 몇 권 넣어야 할지 결정한다. 매일 그날의 날씨에 따라 컴퓨터 모델시스템은 풍선을 날릴지 안 날릴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풍선에 수소가스 대신 헬륨을 넣는 이유는 안전을 위해서다. 풍선이 일단 폭파되면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특별 제작된 이 풍선은 소형 글라이딩 비행기처럼 날아가서 터진다. 터질 때 반경 50~60km로 성경이 퍼진다. 또 풍선은 경찰과 군인의 협조 하에 장소를 정해 밤에 날린다. 풍선에 달린 GPS는 해당 풍선이 어디로 가는지 계속 알려준다. 이 위치추적장치와 컴퓨터 모델시스템에 맞춰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풍선을 날리면 100% 성공하며 실패율이 거의 없다. 성경이 땅에 떨어지면, 성경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북한 주민은 초·중·고등학교부터 교육을 통해 기독교와 교회를 알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성경을 갖고 있으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분들에게 특별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경기도 측이 제기한 자금의 유용·횡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이재명 도지사의 성명 내용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폴리 목사는 “VOM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있으며, 재정 투명성과 책임성으로 유명하다. 특정 모금 단체와 연결되지 않았다. VOM은 전 세계 많은 국가에 분포해 있는데 해당 국가의 기독교인들이 헌금을 VOM에 낸다. 그리고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등 각국에 있는 VOM이 한국 VOM과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렇게 전 세계로부터 헌금이 한국 VOM에 들어오면 북한 사역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VOM은 기부금 사용 내역이 명시된 영수증을 기부금을 보낸 단체에 제출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헌금에 대해 영수증을 제출해야 그 나라의 VOM과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 VOM은 매년 회계감사를 받아 통과를 거친다”고 했다.
한국 VOM은 지난 2017년 2월 18일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CCFK, 회장 황호찬) 1호 인증 회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CCFK는 1977년 설립된 미국복음주의교회재정책임위원회(ECFA)의 운영 방법을 따르고 있다. ECFA에는 월드비전, 윌로우크릭교회 등 미국의 주요 교회와 선교단체 등 3000여곳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에릭 폴리 목사는 “이 지사가 재정적인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어떤 대화나 질의도 하지 않은 채 수사를 의뢰한 것은 유감”이라며 “우리는 지난 15년 동안 풍선 사역을 하면서 경찰, 군인, 경기도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리는 항상 당국에 존경을 표명해왔다. 이런 이야기를 우리와 대화 한 번 없이 언론에 성명서를 발표한다는 사실이 놀랍고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이어 “풍선사역을 해온 지난 15년 동안 내가 받은 급여는 0원이다. 대부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자비량 선교 헌금을 걷어 사역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이 우리의 자금 출처에 대해 의심을 하고 정치적인 대북전단을 보냈다고 말한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국 VOM은 그동안 재정 사용 내역에 대해 외부감사를 받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항상 외부에 공개해 왔다. 우리 단체는 한국 정부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재정 투명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경기도 지역에 있는 많은 주민들과 협조해 왔다는 것이다. 풍선사역은 절대로 위험하지 않다”며 “위험한 것은 우리를 향한 존경심을 갖지 않고 우리가 정부 당국과 맺어온 존경의 관계성을 깨는 것”이라고 했다.
폴리 목사는 “요즘은 풍선을 날리기에는 최적의 날씨다. 적당한 날씨가 되면 북한 지하교인과 약속했던 것을 이행할 것”이라며 “정부가 우리 행동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한다면 수용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왔지만 이재명 지사가 처벌을 내린다면 받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VOM 측에 따르면, 기자회견 전날 서울시 문화정책과 직원 2명이 사무실 업무 종료 5분 전 전화로 방문을 통보한 뒤 찾아와 문을 닫고 나서려는 직원 2명의 손을 잡거나 막는 등 진로를 방해하다 급기야 직원 차량 앞쪽에 뛰어들어 운행을 저지하고 차량의 양쪽 문을 막는 등 불법적 행동으로 피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 VOM은 이들이 일방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이동을 저지했고,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태가 무마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