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식 박사의 ‘코로나와 동성애’ ③] 한국 성의식과 대학 동성애 출발
한국 사회는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경기 대회 이후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성 문화와 성 인식에 대한 급격한 변화이다.
서구 문화의 갑작스러운 유입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발달은 성의 무분별한 개방과 성 정보가 홍수를 이루는 급격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로써 성 의식과 성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다.
성 의식의 급격한 변화는 사회의 저변 곳곳에 병리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가부장적 가족제도에 근거한 전통적 성 규범이 무너지면서, 성폭력을 비롯한 성범죄가 긴급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특별 취재로 밝혀져 사회적 큰 문제로 드러난 ‘n번방 사건’은 여성과 미성년자를 협박하여 성착취 영상을 만들어 판매하는 성윤리의 극한 타락상을 보여준다.
성을 상품화하여 성이 쾌락의 도구로 전락되고 있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고, 남녀 간의 사랑과 결혼에 기초한 인격적 성의 결합이 점점 사라져, 인류의 기본 단위인 가정과 가족제도가 붕괴되고 있다. 그로 인한 현상 중 하나가 이혼율 증가이다. 이혼율 증가는 청소년의 일탈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성은 일찍부터 발달하여 자기 자신을 자극하고 생화학적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이 이미 태아기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면서 생식, 노출, 육체적 작용, 자아에 대한 가치와 관련된 감정 등이 획득된다.
그리고 성은 인간의 창조 때부터 부여되었고, 각종 성에 관련된 여러 문제 역시 인간이 세상에 존재하던 때부터 제기되어 왔다. 인간의 성은 생의 일부분이 아니라 전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 대학 내 동성애는 1995년 10월 연세대학교에서 ‘성정치’로 시작했다. 5년 후인 2000년 홍석천이 커밍아웃했다. 그들의 주장은 동성애는 질환이 아니며, 이성애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동성애자들이 동아리를 조직해 드러내 놓고 활동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동성애를 다루는 웹사이트는 약 50여 개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온 동성애 관련 질문은 총 1만여 건이 넘는다. 그 밖에 동성애를 다룬 서적과 전문 자료는 4,500권을 웃돈다.
또 이태원, 종로에는 동성애자들의 공간이 약 100여 곳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볼 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동성애에 대한 관심과 그 대상이 폭넓음을 짐작할 수 있다.
2006년에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 또한 동성애적인 분위기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우리나라의 동성애 영화로 꼽힌다. 그리고 <해피 투게더(1988년)>, <아이다호(1991)>, <패왕별희(1993)>, <필라델피아(1994)>, <토탈 이클립스(1995)>, <헤드윅(2000)>, 프랑스 영화인 <타임 투 러브(2005)>, <브로크백 마운틴(2006)>, 일본 영화인 <메종 드 히미코(2006)>, 한국 영화인 <후회하지 않아(2006)>, <친구 사이(2009)> 등이 있다.
이제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이 영화를 벗어나 <인생은 아름다워(SBS. 2010. 3. 20 - 2010. 11. 7)>와 같은 드라마로 가정에 파고 들어왔다. 어린이들이 그 드라마의 영향을 받아 남아끼리 포옹하고 뽀뽀하며 성장하여 남아끼리 결혼한다는 문제점이 기사화된 적이 있다.
jtbc 종편 방송에서는 <선암여고 탐정단(2015. 2. 25)>에 여고생들이 키스하는 장면이 나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경고 조치를 내렸다.
동성애 주제는 이제 한 편의 드라마를 이끄는 하나의 소재가 되고 있다. 김광수, 김승환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서울시 서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동성 간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을 신청했지만,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2016. 5. 25). <계속>
우남식 박사
전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상담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