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이 북한 김여정의 한 마디에 마치 충성 경쟁을 하듯이 대북전단 제재를 가한 데 이어, 북한인권단체들을 다양한 수단으로 서서히 옥죄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몰지각한 언론이나 단체들도 이에 부화뇌동하고 있다.
그 중 기독교계가 가장 분노와 황당함을 느끼는 사안은 바로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에 대한 압박이다. VOM은 주로 풍선을 통해 북한에 성경을 보내는데, 이조차도 마치 악질 범죄를 대하듯 하는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더욱이 VOM은 자신들이 보내는 성경들은 북한 정부에서 출판한 것들 뿐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북한 당국과 남한의 종북 주사파 세력들이 주장하듯이 정말 종교의 자유가 있다면, 이 성경을 막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일각에서는 이와 전혀 관계도 없는, VOM의 재정 문제까지 지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VOM은 지난 2017년 2월 18일 한국기독교재정투명성협회(CCFK, 회장 황호찬) 1호 인증 회원으로 선정된 바 있을 정도로 재정의 건전성이 입증된 곳으로, VOM 측은 오히려 성북구 경찰과 서울시 문화정책과의 합동 조사에 앞서 2019년 외부 회계감사자료와 비영리법인 설립허가증을 온라인상에 공개할 정도로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한국 VOM 측에 따르면, 며칠 전 서울시 문화정책과 직원 2명이 사무실 업무 종료 5분 전 전화로 방문을 통보한 뒤 찾아와, 문을 닫고 나서려는 직원 2명의 손을 잡거나 막는 등 진로를 방해하다 급기야 직원 차량 앞쪽에 뛰어들어 운행을 저지하고 차량의 양쪽 문을 막는 행위를 했다고 한다.
또 얼마 전에는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한 탈북자 단체 대표의 집에 한 언론사 취재진이 기습적으로 들이닥친 일이 있었다. 해당 언론사 측에서는 그 대표가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만 부각시켰으나, 대북 사역을 하는 탈북자로서 신상 정보 노출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과 종교 박해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돕고자 하는 이들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정상적인 정부라면, 여러 정치적 이슈들 때문에 그들을 직접적으로 돕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앞장서서 싸우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앞장서 싸우는 이들의 등에 칼을 꽂는 만행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심지어 이 정권의 요직에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인권변호사 출신이고 자유와 민주주의의 투사를 자처해 온 인물들 아닌가.
위정자들이 제발 거짓된 평화, 굴종의 평화, 임시방편적 평화에 더 이상 속지 말고, 진정으로 민족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결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