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 오후부터 정규 예배를 제외한 교회 관련 모든 모임을 금지했다. 거기에 위반 시 책임자 뿐 아니라 이용자에게까지 벌금을 30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엄포’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조치는 하나부터 열까지 그야말로 문제투성이라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지적해야 할지 난감할 지경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들자면, 첫째로 형평성 문제다. 유독 교회의 모임만 전면금지해야 할 법적·과학적·의학적·사회적 근거가 전혀 없다. 더욱이 게이클럽 사태가 터졌을 당시에는 확진자가 나온 클럽들만 영업을 중단시켰는데, 교회는 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교회들까지 전체를 금지시키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교회를 감염 확산의 주범으로 몰려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허나 진실은 교회 예배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의외로 전체 확진자 중 극소수고, 대부분의 교회들은 방역수칙을 모범적으로 준수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정세균 총리 등이 교회 모임 금지 방침을 발표하며 언급했던 ‘수원 교회 모임 감염’ 사건의 경우, 교회 예배를 통한 감염이 아니었음이 수원시 당국에 의해 수 차례에 걸쳐 확인된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냉정히 말해서 정부가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깜깜이 환자들까지 확산되는 지경에 이른 이상, 사실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누구라도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잘잘못과 상관없이 무조건 감염자 탓만 한다면 이 사회는 질병보다 증오 때문에 먼저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해괴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애매한 상황이 초래될 수밖에 없게 됐다. 예를 들어 교회 모임을 일반 식당이나 카페에서 갖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교인들 모임에 비기독교인들이 일부 섞여 있으면 그것 역시 교회 모임으로 규정되는 것인지, 몇 명부터가 ‘모임’으로 분류되는 것인지 등이다.
교회에 대한 몰이해로 충만한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한 인물이 안수집사라는 사실-그것도 대형 교단 소속 유명 교회의-은 그야말로 슬프기 그지없다. 이 역시 성도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교회의 책임인지도 모르겠다.
교회들은 당연히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사회적으로 모범이 돼야 한다.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교회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과 무한 책임 강요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국가 운영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원칙 하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