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교수의 Engagement 21] 역사로부터 배우라
신사참배 결의 버금가는 ‘흑역사’ 우려돼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영적 대승부 한판
한국교회,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938년 9월 9일부터 15일까지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회 총회는 신사참배 결의안을 가결했다. 그리고 총회장 홍택기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아등(我等)은 신사(神社)는 종교가 아니오, 기독교의 교리에 위반되지 않는 본의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 국가의식임을 자각한다.
그러므로 이에 신사참배를 솔선 려행(勵行)하고 나아가 국민정신동원에 참가하여 비상시국 하에 있어서 총후(銃後) 황국 신민으로서 적성(赤誠)을 다하기로 기한다.”
이후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오기까지, 한국교회는 일본의 태양신을 참배하는 우상숭배의 심각한 죄를 하나님 앞에서 범하게 된다.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일부 목회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순교를 당하고, 고문과 투옥을 당하는 등 엄청난 고초를 겪었지만, 대부분의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신사참배의 죄에 동참하였다.
신앙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고, 신앙의 성숙도가 일천했던 한국교회였기에 이런 잘못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사도 시대를 포함하는 초기 기독교회가 단합하여 로마의 황제숭배를 거부하고 순교로 신앙을 지겼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1950넌 6월 25일 북괴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을 한국교회의 신사참배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없지 않다. 하지만 신사참배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6.25전쟁의 여러 요인들과 배경들 중 하나였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단합하여 범한 우상숭배의 죄악에 대해 하나님이 심판하시고 징계하신다는 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진리일 뿐 아니라, 교회사 또한 그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런 역사적 교훈에 비추어볼 때 오늘날 일부 정치권에서 발의하여 통과시키려고 하는 포괄적 자별금지법에 대해, 한국교회는 분명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는 그럴듯한 이름 뒤에 숨어있는 궁극적 의도는 동성애를 도덕적인 선으로 포장하고,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며, 더 나아가 종교적 자유를 억압하고, 한국교회를 핍박하고 박해하여 무력화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신분이 높은 자를 우대하고 낮은 자를 차별하는 것, 부유한 자를 우대하고 가난한자를 차별대우하는 것, 백인을 높이고, 흑인을 차별하는 것, 남성을 우대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성경은 게급적 차별, 빈부에 의한 차별, 인종차별, 성차별을 금하고 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존귀한 존재이며, 경제적 수준, 인종, 성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이 금하는 각종의 차별행위와 차별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반대한다.
하지만 동성애와 관련해 동성애자를 성소수자로 부르면서 누구라도 선택이 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미화하고, 더 나아가 동성애를 도덕적인 선으로 만들고,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합법화하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과 절대 진리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법이다.
성경은 동성애가 죄이고, 동성애자의 결혼이란 결코 허용될 수 없는 악이며,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반역적 행위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사참배가 다른 신에게 참배함으로 하나님께 반역하는 우상숭배의 죄였다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지향하는 바는 하나님의 진리와 법을 거부하고 인간의 생각을 높이고, 인간의 더러운 욕망을 정당화하는 또 다른 종류의 우상숭배일 수 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죄악이라고 규정한 것을 합법화시키려는 시도를 우리는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물론 우리의 거룩한 저항이 폭력적인 방법에 의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끝까지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되 교회는 아주 단호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소위 성소수자를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나머지 사실상 다른 사람들에게 극단적인 역차별을 조장하는 법임을 논리적으로 증명하여 막아낼 책임이 있다.
그리고 교회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교회가 세상법에 의해서 정죄되고, 심지어 그리스도인들이 감옥에 가는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저항하여 하나님의 진리를 지켜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게 하는 일이고, 대한민국 헌법이 우리에게 보장한 신앙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지켜내는 일이다.
이 거룩한 싸움에서 우리가 패배한다면, 1938년 신사참배법을 가결한 것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들 중 하나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한국교회가 연약해지고, 거의 무력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대학생과 청년들의 복음화율이 5퍼센트 미만이다. 더 나아가 중고등부와 유초등부 등 미래의 주인공을 길러내는 부서가 없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너무나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더 이상 영적 재생산이 멈추어 버린, 영적 불임의 교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될 경우, 한국교회는 겉잡을 수 없는 쇠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것은 세계 복음주의권의 큰 기둥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고, 세계 선교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강력한 견인차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하기에 한국교회는 이제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는 영적 대전을 치러야할 때가 되었다. 교회가 살아남느냐 아니면 급속도로 쇠퇴하느냐 양단간의 결정이 이뤄져야 할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저항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성경의 진리로 무장해야 한다. 그리고 전심으로 기도하면서 선한 싸움을 감당해나가야 한다.
2020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는 1938년 신사참배 결의와 버금가는 ‘흑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기에 그렇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일 수 밖에 없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그리고 더 나아가 교회의 역사를 통해 분명하게 배워야 한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의 영적 대승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에서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정성욱 박사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저서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10시간 만에 끝내는 스피드 조직신학>, <삶 속에 적용하는 LIFE 삼위일체 신학(이상 홍성사)>,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교수와 존 칼빈의 대화(이상 부흥과개혁사)>, <한국교회 이렇게 변해야 산다(큐리오스북스)>, <밝고 행복한 종말론(눈출판그룹)>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