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규 예배를 제외한 교회 내 모임을 전면 금지한 지도 어느새 열흘이 넘어가고 있다. 그 동안 기독교계는 충분히 강력하게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고, 전문가들 또한 그 위법성과 위헌성 등을 비판했으며, 수십만의 시민들도 서명운동 등을 통해 항의를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요지부동, 이번 호 신문이 마감되는 시점까지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이 신문이 인쇄되고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시점 쯤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렇다 해도 변하지 않는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그것은 이 정부가 기독교를 매우 적대시하고 있으며, 또한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당직자들의 생색내기식 립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태도는 점점 더 실제적으로, 그리고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기독교계가 그 동안 사사건건 정부의 정책에 대립각을 세워 왔기 때문일 것이고, 둘째로 정부가 기독교계를 마음껏 압박해도 오히려 반기독교 성향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등 득이 될 것이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교회가 정부로부터 어떤 대단한 대접을 받아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인류 보편의 가치와 헌법의 원칙을 위배하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특히 종교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교회는 타협하지 말고 단호히 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싸움은 기독교인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먼저 교회는 코로나19 방역에 더욱 모범을 보여, 이 같은 위기 극복에 기여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사실 대다수의 교회들이 다른 어떤 기관이나 단체들보다도 방역수칙 준수에 모범을 보여 왔으나, 그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정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기독교계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 정부의 행태가 잘못됐다 하여 도를 넘은 방식으로 항의해서도 안 되겠지만, 정부 방침이니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한다는 자포자기식의 대응도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계가 한마음으로 뭉치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생각이나 이념 등이 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번과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독교 탄압 조치에 대해서만큼은 한마음으로 뭉쳐,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더 강력하게 교회의 의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할 것이다.